<일요신문>에선 한국시리즈 1차전이 끝난 뒤 야구 전문가 10인에게 한국시리즈 우승팀과 양팀의 아킬레스건, MVP 후보 등에 대한 간단한 전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참여해주신 분은 구경백(경인방송 해설위원), 김소식(일간스포츠 논설위원) 하일성(KBS 해설위원) 이병훈(SBS 해설위원) 허구연(MBC 해설위원) 김광철(SBS 해설위원) 박영길(스포츠서울 객원기자) 최동원(전 야구인) 김재박(현대 감독) 천보성(전 LG 감독) 등이다.
▲ MVP후보로 꼽힌 엘비라 | ||
몇 차전까지 접전이 벌어지게 될지에 대한 물음에선 4승2패와 4승1패로 갈렸다. 즉 4승2패가 6명, 4승1패가 4명으로 나뉘어져 LG가 포스트시즌 동안 고갈된 체력으로 인해 삼성에 맥을 못추고 발목을 잡히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양팀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구경백, 김소식 위원은 삼성의 3, 4선발이 1, 2선발에 비해 무게가 떨어지고 마운드에 의존했던 LG 투수진들의 체력 열세를 지적했다.
하일성 위원은 “한국시리즈 7번 실패라는 징크스를 안고 있는 삼성이 심리적 부담을 어떻게 극복해내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선발 투수진들이 부족한 LG 또한 편한 장사를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양팀의 약점을 꼬집었다.
허구연 위원은 삼성 마무리의 취약점과 LG의 장타력 부족을, 이병훈 위원은 삼성의 기동력에 문제가 있음을 강조했고 김재박 감독은 삼성의 임창용이 2승을 거둔다면 삼성의 우승은 따논 당상이나 마찬가지라고 대답했다. 100% 삼성 우승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특별한 변수는 없는 것일까. 최동원씨는 감독의 용병술을, 박영길씨는 경기 당일 컨디션과 경기장 분위기에 대한 선수들의 적응 여부를, 그리고 김광철 위원은 차가운 날씨와 선수들의 부상 여부를 변수로 들었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삼성 임창용이 어떤 활약을 펼쳐보이는지의 여부와 LG에서 이병규가 타선에 불을 지필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불을 끄는 ‘역적’이 될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임을 암시했다. 김재박 감독은 ‘거함’들을 상대했던 LG 이상훈의 피로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에 따라 LG의 운명이 갈린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병훈 위원은 큰 대회 때마다 탄생하는 신인·무명 선수들의 활약상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들이 예상을 뒤엎는 활약을 펼칠 경우 팀 전체가 새로운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 MVP 후보로는 삼성 1차전에서 철벽 마운드를 자랑한 엘비라가 4표, 예상을 하지 못하겠다는 대답이 5표, 마해영이 1표를 차지했다. 아직 시리즈 초반이기 때문에 워낙 변수가 많은 MVP 후보를 쉽게 예상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응답자의 설명이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와 비교해서 이번 한국시리즈의 충실도 및 흥미성에 대한 질문에선 삼성의 우세가 쉽게 예상되기 때문에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말한 응답자가 4명, 재계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과 LG의 대결인데다 4위의 LG가 계속해서 신바람 야구를 펼칠 수 있을지의 여부, 60대 감독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진진하다는 대답이 3명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21년 동안 한국시리즈서 우승하지 못한 삼성의 한과 한국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던 김성근 감독의 한이 어떤 형태로 풀릴지도 관심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한국시리즈가 역대 어느 대회보다도 사령탑간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래서 일부 야구인들은 한국시리즈를 ‘김(金)의 전쟁’이라고도 부르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