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LG가 페넌트 레이스 때 피말리는 4위 다툼을 했고 준PO와 PO를 총 7경기를 치르는 격전을 치렀기 때문에 염려는 붙들어 맬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1∼2차전을 치르는 동안에 한 게임씩 나눠가지면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었다.
사실 전력면에서는 만신창이가 된 LG가 건강한 삼성에 비교될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부담감에다 LG의 상승세 앞에서 삼성은 능력발휘를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3∼4차전을 보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느꼈다. 그건 예전에 삼성 사전에 없었던 팀워크가 있었던 것이다.
필자도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그 특유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야구인들은 삼성을 가리켜 ‘모래알팀’이라고 불렀다. 그만큼 선수들은 제각각으로 놀고 워낙 스타가 많은 팀이라 어떤 때는 ‘잘난 체’하는 경연장 같기도 했다.
이전의 삼성에는 두 종류의 선수만 있었다. 스타 선수 아니면 스타가 아닌 선수. 이렇게 완전히 구분되는 팀이다. 무슨 얘기냐 하면 우승하는 팀은 확실한 에이스와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고 있고 그 중간에 성실한 원포인트 투수와 셋업맨이 있다.
장기레이스를 펼치면서 에이스와 마무리투수만 가지고 마운드를 꾸려 나갈 수 없다는 얘기다. 타격에서는 홈런타자와 안타를 잘 치는 타자가 조화를 잘 이뤄야 한다. 그리고 타율은 저조하더라도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가 확실한 선수가 반드시 있어야 하다.
그래야 공수조화가 제대로 맞는다. 결국 스타 선수 즉 인기 있는 선수가 많다고 그 팀이 반드시 우승하는 게 아니고, 표나지 않지만 성실하게 제 몫을 해주는 유명하지 않은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예전의 삼성은 전부 스타 선수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전부 스타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 전에 ‘오늘 게임 내가 책임진다’라고 말하는 선수는 많은데 정작 중요한 찬스 때 책임지는 선수가 별로 없는 팀이 삼성이었다.
프로야구 초창기 때 김씨가 지배하던 해태. 당시 해태는 국가대표 출신이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스타군단이었다. 또 선수들 개개인이 카리스마로 똘똘 뭉쳐있는 선수들이었다. 팀 분위기는 말 그대로 시한폭탄 그 자체였다.
오죽하면 빌빌거리는 선수한테 “너 열심히 하지 않으면 해태로 트레이드 시킨다”고 하면 그날부터 죽기 살기로 방망이를 휘두른다는 말까지 있었다. 그런데 그 잘난 선수들만 있었던 해태는 한국시리즈를 밥먹듯 우승했다.
그건 그 스타들 속에 팀 플레이를 하는 무명선수들이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팀워크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내가 잘해서 오늘 경기 이겨야지’라는 개인주의에서 ‘우리 다같이 잘해서 우승하자’는 팀으로 새롭게 변모해 있었다. 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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