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더스컵 우승으로 오픈 13개 전 경주에서 우승 기염
-13개 오픈경주 총 상금 65억 원 중 우승상금만 37억 원
-브리더스컵 조교사분 우승 상금 기부 뜻 밝혀
-12월 6일에 기부금 전달식 열릴 예정
시상식 후 가진 기념촬영 모습. 기수 오른쪽이 김영관 조교사.
[일요신문]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고중환)에서 활동 중인 김영관 조교사(55세)가 지난 11월 29일 열린 ‘브리더스컵’(GⅢ)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3개 오픈경주 전 경주 석권’(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는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오픈경주’란 서울・부경의 경주마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교류경주로 명실 공히 한국 최고의 경주마들을 가리는 경주라 할 수 있다.
이 오픈경주에서는 서울과 부경을 합쳐 86명의 조교사가 이끄는 2,954두의 경주마들이 실력을 겨루며, 현재 한국 경마에는 총 13개의 오픈경주가 존재한다.
13개 오픈 전 경주 총상금은 65억 원으로 마주와 조교사를 포함한 우승 상금만 36억 원(서울 1위 상금 55%기준)에 이른다.
김영관 조교사는 바로 이 13개의 오픈경주를 모두 석권하는 위업을 이뤘다.
김영관 조교사의 이러한 위업은 한국 경마에서 언제 또 나올지 알 수 없는 대기록이다.
오픈경주는 경주마의 연령 및 성별, 산지와 같은 다양한 제한들이 출전 조건으로 걸려있다.
이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잘 뛰는 말을 가지고 있어도 모든 오픈경주에서 우승할 수가 없는 구조다.
따라서 한 조교사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루려면 자신의 마방에 연령별, 성별, 산지별로 다양하게 구성된 준마들이 그야말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야 한다.
일례로 현재 8개의 오픈경주를 석권하여 오픈경주 다승 부문에 있어 김영관 조교사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병복 조교사(54세)가 있다.
유병복 조교사의 경우에는 대상경주에서 무려 12번의 우승을 기록한 시대의 명마 ‘당대불패’의 힘으로 이러한 기록을 남겼다.
수말이었던 ‘당대불패’는 현역시절 무려 7종류의 오픈경주를 제패하는 믿기 힘든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암말들만 출전 가능한 오픈경주에는 출전조차 할 수 없었다.
반면 현재 김영관 조교사의 마방에는 파워블레이드, 퀸즈블레이드, 트리플나인, 오뚝오뚝이, 록밴드, 감동의바다, 장풍파랑, 노바디캐치미, 매직댄서, 인디밴드와 같이 경마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만한 내로라하는 준마들이 연령대별, 성별, 산지별로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이들이 합작한 대상경주 우승이 무려 22승이나 된다.
이러한 최강의 라인업을 바탕으로 그 어떤 제한조건이 걸린 경주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를 최소 2마리는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김영관 조교사가 가진 강력한 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존 최고인 김영관 조교사는 ‘대상경주의 사나이’, ‘경마계의 히딩크’, ‘현대판 백락’ ‘김영관 매직’ 등 온갖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그가 이번에는 대기록 달성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경마 역사의 한 페이지에 새겨 넣었다.
단순히 ‘대단한 조교사’로 인식되는 것을 넘어 전무후무한 엄청난 기록을 작성함으로써, 한국 경마계의 살아있는 마신(馬神)의 경지에 올라선 것이다.
앞으로 이 거대한 산을 넘을 수 있는 조교사가 과연 몇이나 나올 수 있을 지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편, 김영관 조교사는 이번 ‘브리더스컵’ 우승으로 받은 조교사상금 2천만 원 전액을 재활승마 분야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조교사는 “재활승마 활성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부 취지를 밝혔다,
또 “나와 같은 후배 조교사들이 더 많이 나와 한국 경마가 대중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기폭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한국마사회에서도 김영관 조교사의 대기록 작성을 축하하고 경마 역사에 영원히 남기기 위해 서울-부경 오픈 전 경주 석권 기념패를 제작해 증정할 계획이다.
기념패 증정과 전달식은 오는 6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