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이 지방에서 관광가이드 자원봉사를 하는 68세 남성은 2년 전, 외출 직전 바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허벅지 부근이 드문드문 소변으로 젖은 흔적이 있어 색깔이 달랐던 것. 금방 옷을 갈아입고 나갔지만 충격은 매우 컸다. 이후 화장실에서 볼일을 마친 후 매번 1분 동안은 변기 앞에서 움직이지 않게 됐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흘러나와 바지를 적셨던 그날의 ‘실수’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배뇨 후에도 소변을 찔끔 배출하는 증상은 “50대 이상 남성의 경우 3명 중 한 명이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요도가 길고, 전립선 비대 등의 영향으로 요도에 잔류한 소변의 일부가 바지를 추스르는 동안이나 그 후에도 배출될 수 있는 것. 반대로 소변을 참기 힘들어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도쿄에 사는 회사원 남성(44)은 1년 전부터 갑자기 닥쳐오는 요의를 참을 수 없게 됐다. 거래처에 나가기 전에는 몇 번이나 화장실로 달려간다. 그러다 어느 날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 ‘실례’를 범하는 난감한 일도 겪었다. 사정을 아는 동료에게서 “여성용 패드를 쓰는 사람도 있다던데…”라는 조언을 듣기도 했지만 여성용을 사는 것은 차마 부끄럽다고 한다.
사실 그동안 요실금은 중년 이상의 여성들이 겪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몇 년 전 일본에서는 남성 전용 요실금 패드가 처음 등장하더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10월에는 주요 기업 5곳에서 나란히 신제품을 선보일 정도로 경쟁이 그야말로 뜨겁다. 외형은 여성의 생리용품과 비슷한데, 남성용은 훨씬 얇고 성기를 따로 감싸는 부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 시점에서 점유율 1위는 ‘유니참’으로 20㏄에서 200㏄까지 소변의 흡수량별로 네 종류를 갖췄다. 신제품에서는 남성이 사기 쉽도록 포장 디자인을 개량하고 기능의 정보도 덧붙였다. 당사의 조사에 따르면 “1년도 안 되는 사이 남성용 요실금 패드 시장 규모는 세 배로 확대됐다”고 한다. 회사 측은 “조만간 남자 화장실에서도 패드를 따로 버리는 휴지통이 놓여 있는 것이 당연한 날이 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