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스, 현대 유니콘스, 포항 스틸러스 전남 드래곤즈, 대전 시티즌 | ||
유럽의 경우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바르셀로나’ 등과 같이 지역명 외에 별도의 단어를 추가하는 경우가 있지만 ‘집합체’나 ‘축구팀’을 뜻하는 말이 대부분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방패’로 상징되는 중세 유럽의 ‘집단대결’의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지만 단체경기의 성격이 강한 축구의 본질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프로스포츠의 역사가 일천한 한국의 경우 이들과 달리 기업명을 우선시한다. 1982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범한 프로야구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기업명을 버젓이 사용해 오고 있다. 출범 당시부터 ‘연고주의’를 표방한 프로야구가 정작 연고지명은 빠뜨리고 기업명을 사용한 것은 프로구단을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여기는 모기업의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팀명에서 기업을 강조하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경향은 일본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경우 지역명 대신 기업명을 팀명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미국처럼 애칭을 첨부하는데, 이러한 방식이 국내에도 그대로 유입된 셈.
프로야구보다 한 해 늦게 출범한 프로축구는 팀명에서만큼은 그나마 자본주의적 색채가 적게 느껴진다. 초기에는 프로야구의 영향을 받아 기업명과 동물이름을 함께 팀명으로 사용했지만,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연고지 정착을 기치로 내세우며 지역명을 앞쪽에 첨가하기 시작했고, 포항 스틸러스, 전남 드래곤즈, 대전 시티즌 등과 같이 아예 기업명을 제외하는 구단도 늘어났다.
뒤늦게 프로에 뛰어든 농구도 지역명을 앞에 넣고 있지만, 연고지나 팀명이 짧은 기간에 자주 바뀌는 바람에 팬들에게 깊이 각인되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구단들이 사용하는 애칭은 ‘타이거즈’, ‘드래곤즈’ 등의 동물이름에서 ‘블루윙즈’, ‘썬더스’ 등의 상징이나 기호로 옮겨가는 추세며, 최근에는 ‘아이콘스’, ‘엑써스’와 같이 정보화사회를 반영하는 미래지향적인 단어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한재성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