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선수협의회에서 임수혁 돕기 자선경매소식이나 불우이웃 돕기에 발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 절로 힘이 생긴다. 특히 언제 깨어날지 기약도 없는 임수혁을 생각하면 각계 각층에서 유명인들이 소중한 물건을 경매에 기증하는 일은 야구인으로서 너무나 감사 드린다. 임수혁이 어느 정도 듣기는 한다던데 그 소식을 듣고 벌떡 일어나길 바란다.
필자가 얼마 전에 어느 시상식에 갔었다. 그런데 식전 행사 때 몇몇 스타 선수들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필자는 전날 과음을 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너무나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피곤해서 졸았다고 한다.
한여름 폭염 속에서 더블헤더를 치르고도 끄떡없던 선수들이 비시즌에 더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모습이 왠지 측은해 보였다. 저러다 ‘맛탱이’가 가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되고.
그래서 하는 얘긴데 요즘 선수협과 각 구단이 합의한 비시즌 활동기간 때문에 조금 시끄러운 것 같다. 작년에 12월1일부터 1월14일까지 훈련을 하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했었다. 그런데 몇 팀이 훈련을 그것도 해외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제도는 2000년부터 생겼는데 그 전에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당연히 마무리 훈련을 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그런 데는 이유가 있다. 주전선수들이야 피로가 누적되고 몸 여기저기 아픈 곳도 있다지만 비주전 선수들은 특히 나이 어린 선수들은 시즌 끝나고 가을 훈련이 야구인생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폼을 수정하고 약한 부분을 강화시키는 시기가 결국 마무리 훈련이라는 얘기다.
굳이 운동을 쉴 만큼 몸 상태가 나쁘지도 않다. 또 개인훈련이라는 게 돈도 많이 들어가고 장소도 한정돼있어 여러모로 선수한테 손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전 선수들이 쉬는 동안 열심히 훈련해야 어느 정도 실력을 따라 갈 수 있다.
운동 중에 가장 힘든 게 뛰는 거라 했다. 특히 혼자 뛰는 것은 더 힘들다. 그런데 개인 훈련을 하면 열심히 뛰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구단측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가며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데 웬 불만인가하고 생각할 수 있다. 또 비주전들이 열심히 해서 주전과 실력차를 줄여준다면 팀 전력도 탄탄해진다.
미국이나 일본은 야구선수(프로)를 영웅시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않는다. 더욱이 일반인들이 선수들과 술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국은 그냥 운동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 사람 저 사람 다 불러내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몸이 축나게 되고 통장의 잔고도 점점 줄어든다.
사실 필자도 현역시절에 누구보다도 노는 걸 좋아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노는 데는 슬럼프가 없었다. 하지만 결국 후회하게 된다. 프로선수라면 훈련하는 데 인색하면 안된다. 자율적으로 참가신청을 받는다면 3분의 2는 신청서를 제출할 정도로 훈련 욕심을 내야 된다. 그러면 운동장에 널려 있는 돈을 갈퀴로 긁을 수 있다. 선수협에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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