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은 일본 J리그에서 활약중인 안정환(26·시미즈 S 펄즈), 오른쪽은 현대 유니콘스의 임선동(29) | ||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해야하는 게 선수들의 공식적인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때론 기분을 거슬리게 하는 질문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질 때가 있다. 대부분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으로 선수들은 주변을 어지럽혔던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본 J리그에서 활약중인 안정환(26·시미즈 S 펄즈)의 ‘아킬레스건’은 수감중인 어머니에 대한 질문이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라 인터뷰를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지만 어머니의 사생활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알게 모르게 피해 의식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안정환의 측근이나 가족들도 안정환 앞에선 함부로 어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 켜켜이 쌓인 어머니에 대한 원망들이 앙금으로 남아 있어 입에 거론하는 것조차 싫어하기 때문.
특히 월드컵 직후 안정환은 아버지가 살아 계신다는 유언비어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심지어 지금은 은퇴한 한 방송인이 안정환의 생부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아 심적 고통을 받기도 했다.
축구를 통해 진가를 날릴 만하면 터지는 사생활 문제로 여러 차례 발목을 잡혔던 안정환으로선 앞으로 가족들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의 질문을 사절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 유니콘스의 임선동(29)은 말수가 적은 편이다. 다정다감한 성격이 아니다보니 괜한 오해를 살 때도 있다. 그런 임선동한테 스캔들다운 스캔들이 터졌다. 그것도 2년째 계속되고 있는, 바로 탤런트 박소현과의 열애설이다.
두 사람의 데이트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 열애설은 ‘심증은 가되 물증이 없다’는 식으로 돌고 돌았는데 말을 아끼던 임선동도 한창 열애설이 났을 때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얼굴도 알지 못한다. 여자와 데이트라도 해봤으면 좋겠다”며 강하게 부정을 했었다(박소현에 따르면 세 번 정도는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후로 인터뷰 때마다 듣게 되는 질문이 “정말 박소현과 사귀냐?”는 내용이었다.
열애설로 인해 시달림을 받은 임선동은 한 기자가 전화를 걸어 또 다시 그 이야기를 들춰내려하자 이런 엄포를 놓으며 목소리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만약 그 기사가 ‘설’이라는 포장으로 또 나갈 경우 명예훼손으로 진짜 고소할 거야!”
▲ 왼쪽은 농구 스타 서장훈(28·서울 삼성), 오른쪽은 ‘골키퍼’ 이운재(29·수원) | ||
서장훈이 건방져 보이는 이유는 특유의 표정 없는 얼굴에다 다소(?) 험상궂게 보이는 이미지, 그리고 체격이 크다보니 그의 표정 하나하나가 유난히 눈에 띈다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가장 억울한 건 심판이 유독 자신한테 가혹한 판정을 내릴 때. 그로 인해 판정에 대한 어필도 해보고 성질을 낸 적도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벌금에다 징계뿐이었다.
연차가 있는 농구 기자들이야 서장훈의 진솔한 면면을 알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하지 않지만 신입 기자들은 서장훈과 인터뷰할 때마다 꼭 이렇게 물어본다고 한다. “건방지다는 소문이 있는데?” “누가 그런 소리 하냐. 혹시 옛날 기사보고 온 거 아니냐?” 서장훈이 또다시 흥분에 사로잡히는 순간이다.
‘골키퍼’ 이운재(29·수원)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질문은 한때 라이벌로 불렸던 김병지(32·포항)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내용이다. 김병지보다는 후배라 선배의 실력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게 도리도 아니고, 워낙 언론으로부터 라이벌로 분류되며 비교 대상이 됐던 탓에 더 이상의 비교는 절대 사절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운재는 김병지를 단 한 번도 라이벌로 여긴 적이 없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FA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이운재로선 더 이상 국내 선수들 중에는 자신과 겨룰 만한 적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