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서 얘기하면 야구선수는 쉬는 시간은 있어도 하루를 완전히 쉬는 날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가령 휴식날이라도 반드시 웨이트트레이닝이나 가벼운 런닝 정도는 해줘야 한다. 그래야지 다음날 운동하면서 부상도 방지하고 감각도 잊어 먹지 않는다.
그런데 잘 알면서도 제일 하기 싫은 운동이 개인 운동이다. 그것도 휴식날 혼자 하는 운동은 남한테 돈 떼이는 것보다 더 싫다. 그래서 담배 끊는 사람과 쉬는 날 혼자 운동하는 선수를 똑같이 ‘독종’ 취급할 정도다. 하지만 개인운동은 혼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야간에 단체로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 이유는 야간운동에 있었다. 어린 선수들은 의무적으로 참가하게 하고 중고참 선수들한테는 자율에 맡겼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고참 선수들이 너무나 자율(?)적으로 야간운동에 불참하고 말았다. 경쟁 상대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그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로 인해 어린 선수들까지도 눈치 볼 사람이 없으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결국 하루 중에 가장 중요한 야간 개인훈련을 후배들에게 양보(?)한 중고참 선수 덕분에 LG는 시즌 개막하자마자 연패를 거듭하면서 급기야 이광은 감독은 시즌 중 팀을 떠났고 선수 개인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이런 선수가 있다. 야간훈련할 때 꼭 어두운 구석자리에 ‘짱’ 박혀서 스윙을 한 개라도 덜하려는 선수다. 자기가 열심히 하면 다른 선수가 잘하는 것도 아닌데 남들보다 덜하고 무지하게 뿌듯해 한다. 그리고 비만 오면 오늘은 안 쉬나 하고 눈치를 본다. 전지훈련을 사막으로 가지 않은 이상 비를 피할 곳은 얼마든지 있는데 그저 하루 놀려고 눈이 벌겋다. 그리고 열심히 하는 선수한테 가서 별 쓸데없는 소릴 지껄이는 선수도 있다.
예를 들어 씩씩거리며 스윙하는 선수한테 가서 “연예인 누구누구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던데 걔네들 어디까지 갔을까? 너는 ‘핑클’하고 ‘SES’ 중에 누가 더 괜찮냐?” 하면서 정신없이 ‘설레발’을 친다. 그러다가 코치한테 걸려서 훈련장 정중앙에 불려나와 죽어라고 스윙하는 선수들 여럿 봤다. 이런 선수 대부분이 시즌중에 1, 2군을 왔다갔다 하는 선수다.
SBS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