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엘요와 같은 비행기로 입국한 펠레. | ||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경호원들은 코엘요 감독이 아닌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축구 황제’ 펠레(62·브라질)의 ‘안전 요원’이었다. 오는 7월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피스킹컵 홍보와 공식 기자회견을 위해 방한한 펠레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성남 일화 구단에서 특별히 요청한 경호원들이었던 것.
하지만 국내 취재진은 ‘축구 황제’보다 새로 선임된 대표팀 감독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과 취재 경쟁을 펼쳤다. 펠레보다 코엘요 감독이 먼저 입국장을 나서자 모든 기자들이 코엘요 감독한테 몰려갔다가 코엘요 감독이 공항을 떠난 뒤 그제서야 공항 2층 비즈니스센터에 마련된 펠레의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기자회견장에서 정작 기자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질문들은 대부분 코엘요 감독과 관련된 내용들. “기내에서 코엘요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 “당신이 보는 코엘요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코엘요 감독이 한국팀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나” 등등 순전히 코엘요 감독에 대한 펠레의 의견을 묻는 질문들이었다.
처음엔 기분 좋게 대답을 하다가 계속되는 ‘남’에 대한 질문에 기분이 상한 펠레는 “그렇게 당신들이 궁금해하는 사람이 왜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안하고 그냥 갔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더 이상의 질문을 차단했다.
20세기 최고의 축구 스타도 국가대표팀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좇는 국내 취재진 앞에서는 코엘요 감독에 대한 간접 취재원일 수밖에 없었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