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의 ‘총알탄 사나이’ 엄정욱이 미완이라는 딱 지를 떼고 광속구 투수로 거듭날지 관심거리다. | ||
첫 번째, 하위팀의 대약진이 있을 전망이다. 우선 한화는 남들 다 가는 해외전지훈련을 세계적인(?) 휴양지 제주도에서 치렀다. 강한 비, 바람을 이겨내면서 혹독한 훈련을 했기 때문에 정신력이 엄청 강해졌다.
롯데는 모든 선수를 로봇과 비교할 정도로 강한 몸으로 만들어 놨다. 그래서 다른 팀이 무더위에 ‘헥헥’ 거릴 때 많은 승수를 쌓고 시즌 막판까지 ‘왕체력’으로 밀고 나갈 것이다. SK는 LG에 있던 전력 분석가 2명을 영입하면서 수년간 한솥밥 먹던 직원 3명을 쫓아냈으니 최소한 LG만큼은 꽉 잡을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은 올 시즌 최대 관심거리. 이승엽이 홈런왕보다 타격왕을 노린다고 했는데 그 말은 욕심내지 않고 정확한 타격을 하겠다는 뜻이니 홈런이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다. 여기에 심정수가 홈런맛을 알아버렸으니 두 선수의 파워 대결은 무시무시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리고 작년 시즌 자존심을 완전히 구긴 양준혁이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면서 체중도 많이 빠지고 몸은 새털처럼 가볍다고 한다. 작년에 스윙 속도가 느려지면서 평범한 타자로 전락했는데 올 시즌은 그 특유의 호쾌한 타격이 기대된다.
박재홍은 광주 원정만 가면 잠을 설칠 정도로 신경이 예민했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고향을 떠났지만 배신자라는 오명이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금년에는 자기가 살던 동네로 갔으니까 마음의 부담을 덜고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야구계의 ‘마빈 헤글러’ 홍현우. 해태가 우승을 대놓고 하던 시절 3, 4번을 치면서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긋지긋한 부상 때문에 LG에 와서 2년간 빌빌거렸다. 그런데 그가 3년 만에 아픈 곳 한 군데 없이 전지훈련을 소화해냈다. 예전에 보여줬던 파워배팅을 연일 터트리고 있는 중이다. 분명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진필중은 공인된 최고 소방수다. 하지만 두 번에 걸친 해외진출 실패로 인해 의욕을 잃고 말았다. 이유야 어찌됐든지 두산에서 계속 선수생활하기가 영 껄끄러웠다. 그런데 기아로 옮겨가면서 의욕을 되찾았다.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도 대단하다. 기아 뒷문은 확실히 잠길 것이다.
임창용은 가정불화와 해외진출 실패에다 감독한테 ‘엉깐죄’로 팀을 떠날 뻔했다. 남들은 한 번도 겪기 힘든 일을 연달아 세 번이나 겪었다. 선수 생활에 최대의 고비를 맞이했지만 와신상담, 요즘 최고의 컨디션으로 연일 총알투를 뿌려대고 있다. 진필중과의 대결이 기다려진다.
엄정욱은 벌써부터 160km를 던지고 있다. 제구력만 뒷받침된다면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올 시즌부터 LG의 잠실구장 전 경기의 중계를 맡았다. 주위에서 잠실구장 ‘대박’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한다.
SBS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