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최진실이 살고 있는 서울 잠원동 빌라 에서 둘째 아이를 출산한 최진실을 보고 나오는 조성민. ‘멍’한 표정이 그의 현실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조성민은 재정적으로 최악의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스스로 “돈이 없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부인 최진실에 의해 일부 재산을 가압류 당하면서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그가 의욕적으로 시도했던 사업도 위기에 봉착했다. 조성민은 일본에 체류하고 있던 지난해 8월 서울에 슈크림빵 전문점을 열었다. 그가 일본에서 직접 먹어보고서 결정한 아이템인 슈크림빵 전문점은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어드 파파’.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본과 홍콩 등지에 2백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국제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다. 조성민은 ‘비어드 파파’의 국내 3호점인 서울 목동 현대백화점 지점을 오픈하면서 ‘(주)C&C컴퍼니’를 설립했다. 사무실은 도곡동에 얻었다. 이어 강남에 ‘비어드 파파’를 한 곳 더 열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들어간 비용이 대략 10억원대를 넘어선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일단 ‘비어드 파파’ 매장을 여는 데 드는 기본 비용만 해도 설비비 3천5백만원, 인테리어비 2천만원 등 지점당 7천만원대. 여기에 강남매장의 보증금(권리금 포함) 4억원과 현대백화점 지하매장의 임대보증금(2억원대)을 포함하면 조성민이 ‘비어드 파파’ 두 곳을 열면서 쓴 순수 비용은 7억원대에 이른다. 이외에 도곡동에 위치한 사무실 운영비와 매장직원 인건비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성민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최진실과 처남 최진영, 장모 정옥숙씨 등에게 각각 1억원씩을 빌렸다. 현재는 이 돈의 반환문제도 심각하게 걸려 있다.
▲ 최진실 | ||
조성민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업자금에 대해 “총 투자금액은 11억원”이라고 말했다. 전체 사업 자금의 절반 가까이를 빌려서 시작한 셈이다.
이렇게 어렵게 시작한 슈크림빵 사업은 조-최 커플의 사이가 벌어지면서 극심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오픈 당시 최진실과 동료 연예인의 홍보 등으로 하루 매출이 매장당 4백만원을 넘기도 했었지만 현재는 수십만원대에 머물고 있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성민도 “적자가 1억8천만원에 이르러 직원도 12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고 털어놓았다.
더욱이 최진실측이 강남점 보증금과 경기도 남양주시의 조성민 본가를 가압류하자 조성민의 경제적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장분위기도 가라앉아 있다. 지난 6일 아웃도어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목동점은 2명의 여직원이 지키고 있었지만 손님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매장 직원은 “조성민씨가 매장을 자주 찾고 애정을 많이 쏟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강남점 임대보증금 등을 차압당한 조성민이 최진실측에 빌린 돈을 갚기 위해서는 매장을 처분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비어드파파 코리아’ 관계자는 “조성민씨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 이외에는 어떠한 사실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자금 압박과 함께 야구선수로서의 생명도 의문시되고 있다. 현재 조성민은 이른바 ‘무적선수’다. 지난해 10월 일본 요미우리 구단을 퇴단함으로써 조성민은 야구선수로서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됐다.
끊임없는 부상 재발과 수술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조성민은 지난해 6월 다시 팔꿈치 부상이 재발, 2군으로 밀려나자 사업과 운동 재개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했다. 지난해 귀국 후 최진실과의 불협화음이 불거진 뒤에는 국내 복귀를 조심스럽게 거론해 국내 야구계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복귀는 물론 야구선수로서의 재기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야구 관계자들은 우선 조성민의 몸 상태에 대해 의문을 나타낸다. ‘팔꿈치와 어깨 다리 등 투수의 생명인 부위를 네 차례나 수술한 것과 요미우리 구단에서 미련 없이 퇴단에 동의한 것을 감안하면 선수생활을 재개해도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다.
더불어 조성민이 야구 외적인 것에 신경을 쓰느라 재활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취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KBS 하일성 해설위원은 “그동안 조성민이 야구에 모든 것을 걸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야구 외의 사회 생활에 신경을 쓰는 등 절박한 심정으로 야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정신적으로 재무장해서 모든 것을 야구에 건다는 전제조건 아래에서만 국내무대에서 재기에 성공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조성민이 국내 복귀를 시도할 경우 연고 구단인 LG와 두산에 우선협상권이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복귀는 이미 물 건너갔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야 2004년 신인 지명에서 양 구단이 1차 지명권을 포기하는 대신 조성민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구단은 현재 관망 상태다. 조성민의 재기 가능성이 불투명한 만큼 추후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조성민의 몸 상태를 정밀 분석한 뒤에 영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LG 트윈스 이일재 홍보팀장은 “전반적으로 조성민의 재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며 “현재로서는 영입을 전혀 검토한 바 없고, 올 한 해 자신이 피나는 노력으로 재활에 성공한다면 그때 가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성민은 현재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진실과 극적인 ‘5분 만남’을 가진 지난 5일 밤 조성민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재정문제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없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고 잘라 말했다. 여자와 돈, 선수로서의 명예를 한꺼번에 잃을지도 모를 절박한 처지를 나타내는 단적인 표현이었다.
안순모 프리랜서 eros@newsbank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