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양팀 신인 선수들, 말 그대로 햇병아리들을 차례로 만나봤다. 역시 신인들답게 패기가 넘쳐 보였고 체격 역시 ‘장난’이 아니었다. 특히 겨우내 많은 훈련을 한 결과 더욱 단단한 몸을 만들어 놓았다. 저마다 큰 꿈을 가지고 있었고 그중에는 그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도 있었다.
그리고 신인답게(?) 얼굴 모른다고 인사도 안하고 그냥 지나치는 선수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가차없이 선수를 불러세운 뒤 따끔하게 충고를 했다. “너희들 느낌에 야구했을 것 같이 생기고 사복 입고 덕아웃에 들어오는 사람 중에 너희들보다 어린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무조건 인사부터 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런 다음 홈런을 치든지 승리 투수가 되든지 하라는 뜻이었다.
그날 만나본 신인들 중에 필자가 보기에 아직 멀었다 싶은 선수가 몇 명 있어서 소개(?)하겠다.
먼저 신인 투수 한 명. 나는 그 선수와 악수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새끼손가락 손톱이 한 2cm는 족히 돼 보였다. “이게 웬 손톱?”이냐고 물으니까 ‘징크스’란다. 나는 ‘손톱을 부러뜨리기 전에 당장 자르라’고 호통을 쳤다. 야구 선수로서의 자세도 문제였지만 프로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신인 선수가 벌써부터 ‘징크스’를 운운한다는 게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 다른 신인 내야수. 그 선수는 팀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그래서 계약금도 꽤 많이 받고 들어왔다. 사실 우리들이 제일 신경쓰는 선수가 이런 선수고 대화 자체를 즐기는 면도 있다. 그는 비록 고졸 출신의 어린 선수지만 난 예의를 갖춰 만났다. 그렇다고 존댓말을 한 것은 아니다.
그는 비싼 선수답게 꿈도 다부지게 갖고 있었다. 주전으로 뛰는 건 당연하고 3할 타율에 도루까지 30개 이상 한다고 장담을 했다. 정말 그럴 만한 실력이 있는지는 아직까지 검증받지 못했다. 솔직히 팀에서도 ‘글쎄?’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실력이 아니라 ‘마인드’에 있었다. 그는 포지션이 내야수인데도 ‘다른 건 몰라도 타격에는 자신있다’고 했다. 내야수한테 제일 중요한 건 수비다. 그런데 수비를 ‘다른 거’라고 표현했다. 그가 ‘다른 건 몰라도 수비만은 자신있다’고 했어야 정상이다. 그는 수비의 중요성보다 강타자로 이름을 날리길 원했다.
나는 ‘하루빨리 생각을 바꾸라’고 얘기를 해줬다. 그런데 그는 자기는 지금까지 줄곧 3, 4번을 쳐 왔다며 잘난 체를 했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프로에서 뛰는 투수나 타자 중에 학교에서 3, 4번 못친 선수는 2군에서 1, 2년 하다가 전부 은퇴하더라고.
모든 신인선수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앞으로 2, 3년 동안은 ‘타이틀’보다 ‘내공 쌓기’에 더 신경 써 달라고, 그리고 온갖 유혹에 현혹되지 말고 야구에만 전념해 달라는 부탁이다. SBS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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