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일화의 차경복 감독. | ||
리그 3연패를 노리는 성남의 차경복 감독은 아무래도 다른 감독들보다 느긋하게 경기를 즐긴다. 작전 지시는 김학범 코치에게 일임한다. 마음에 안 드는 선수에겐 주로 종료 후에 등뒤로 다가가 살며시 비꼰다.
“너 임마! 밥 먹지마∼.”
‘지장이냐 용장이냐’를 판단하기 힘든 수원 김호 감독도 벤치에서만큼은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입을 쫙 벌리고 허탈하게 ‘껄껄’ 웃으면서 코치들과 농담을 주고받는다.
울산 김정남 감독도 조용하게 경기를 관전하는 스타일. 최근 유상철의 출장 금지, 저조한 팀 성적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 부동의 차렷 자세는 90분 내내 풀어지지 않는다.
대전 최윤겸 감독과 전북 조윤환 감독도 절제된 표현을 사용해 선수들과 장단을 맞추는 편이다. 야단치기보다는 주로 박수로서 선수들을 격려한다. 최근 조윤환 감독의 동작이 다소 커졌다. 터치라인으로 나오는 횟수도 상당히 늘었다. 특히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전북 선수들이 전진할 때 자신도 모르게 그 방향으로 뛰는 모습이 자주 연출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근사한 옷을 즐겨 입고 등장하는 포항 최순호 감독도 차림새 때문인지 고함 소리를 내는 법이 없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땅을 쳐다본다. 뒤이어 가벼운 쓴웃음으로 마무리. ‘한 성격’하는 전남 이회택 감독은 벤치에선 되도록 말을 아낀다. 하지만 심판 판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독설을 쏟아낸다.
독설하면 ‘호랑이’ 대구의 박종환 감독이 원조격. 힘이 실린 “∼새끼” 등 걸쭉한 육두 문자가 터져나오면 선수들은 조건반사적으로 부들부들 떤다. 강렬한 눈빛과 혀를 차는 소리도 벤치를 싸늘하게 만든다.
안양 조광래 감독은 ‘살사’를 방불케 하는 몸 동작으로 선수들을 독려한다. 쉬지 않고 사인을 보내는 것이 특징. 특유의 경상도 진주 토박이 사투리가 끝이 없다. 선수가 실수를 범할 경우 말없이 그 선수의 행동을 따라하면서 이글이글 타는 눈으로 쏘아보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