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도 | ||
질 것 같은 사람에게 베팅을 하기도 한다. 확률은 적지만, 대신 베팅하는 사람이 적어 배당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박이 터지는 수도 있다.
싸움 구경은 자체로 재미있는 것이지만, ‘우리편’이 있어서 어느 한 쪽을 응원할 수 있으면 더욱 재미가 있는 것이고, 거기다 뭔가를 걸고 응원하면서 구경을 하면 더더욱 재미있는 법 아닌가.
또 베팅을 하면, 아무래도 관심을 갖고 열심히 관전을 하게 되는데, 그게 기력 향상에는 크게 도움이 된다.
[1도]
‘눈물’과 ‘초롱’의 대국이다. 눈물이 백. 초롱은 3연승중. 흑 세력, 백 실리의 구도에서 백1로 우변 흑세 삭감에 들어간 장면. 흑은 2 이하로 백을 추격하고, 백은 3 이하로 가능하면 가벼운 행마로 달아나고 있다.
백7 때 흑8은, 흑A의 건너붙임을 보는, 노림의 어깨짚기였다. 흑A, 백B, 흑C에서 백D로 몰 때의 축머리인 것. 이에 대해 ―
▲ 2도(위), 3도 | ||
백1∼7이 기민하고 날렵한 응수타진 겸 활용이었다. 흑8 다음 백은 우하 백 일단의 안정을 위해 어딘가 한 수 보강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과감히 좌상귀 9로 손을 돌렸다.
흑10으로 건너붙이면 어찌 하려나 싶은 순간, 백11이 흑의 의표를 찌른 멋진 맥점. 이 바둑은 묘수를 터뜨린 눈물이 1집반을 이겨 초롱의 4연승을 저지했는데, 초롱에 베팅한 관전객들조차 이구동성, 백11과 같은 맥점을 구경했으니 몇 십만 점쯤 날린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했을 정도. 백11에 흑A면, 이제는 백B로 받는다. 흑C로 끊어봤자 백D로 축이니까.
[3도]
실전진행. 흑1·3은 기세이며 백2는 당연한 연결인데, 백4가 또한 멋진 수였다. 우상 일대 흑이 구축한 세력권의 위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흑A로 건너붙이는 것은 백B, 흑C, 백D로 축이다. 또 그냥 흑B로 나와 백A 때 흑E로 끊으려는 것은 자체로 빈삼각의 우형인데다, 백F로 이쪽이 뚫린다.
관전객들은 ‘눈물’과 ‘초롱’ 모두 프로기사일 것이라는 데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실전보는 www.dashn.com 대국실, 기보감상코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