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연승전의 주요 대국보는 프로기사 김동면 8단(48)의 해설로 매주 월요일 저녁 7시30분에 바둑TV의 전파를 타고 있다. 재방은 화요일 새벽 1시, 3방 화요일 아침 11시로 일주일 세 번 방영된다.
연승전 바둑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바둑TV에서 방영하고 있는 일반적인 오프라인 대국이나 강좌물 등에 비해 이색적인 온라인대국이고, 거기에 김 8단의 명쾌하고 자상한 해설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보조해설자 유선영 아마5단의 역할도 한몫하고 있다는 중론이다.
명지대 바둑학과 4학년 재학중인 유 5단은 아직 학생이어서 ‘실전경험’은 물론 많지 않지만 바둑 실력이 그만인데다 재치가 있고 순발력이 좋아 보조해설자로서는 일단 합격점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바둑TV 진출 이전에 이미 위성방송 스카이바둑에서도 프로그램을 맡아 경쟁관계인 두 방송사를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
▲ 1도 | ||
유 5단의 바둑 방송 진출에는 당연히 아빠의 후광이 작용했으리라는 얘기가 나올 법하지만, 그건 아니다. 유 7단의 말에 따르면 “바둑을 배운 것은 물론 내 영향이었지만, 바둑학과 진학이나 방송 출연 등에 대해서는 권한 적도 없고, 의논한 적도 없다”는 것. 그러나 “스스로 알아서 바둑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대견하기는 하다”면서 유 7단은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유 5단 자신이 바둑학과를 지망할 때부터 그랬거니와 졸업 후 계속 바둑계에서 일할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 바둑계 부녀기사 제1호는 프로기사 권갑룡 6단(46)·효진 3단(21) 부녀.
‘금대천’과 ‘meglodon’의 대국. 금대천이 백, 피차 6연승 가도에서 격돌했다.
[1도]
백이 우세한 가운데 끝내기가 진행되고 있다. 흑1로 끊었다. 좌하 백말이 살아야 한다. 백2로 내려선 것은 최대한으로 살겠다는 것. 그러나 실수였다. 흑3이 묘수. 백이 깜짝 놀라는 모습이 선하다.
백4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흑5로 끊고, 다음 백A에 흑B로 때려 패. 물론 흑의 꽃놀이패, 졸지에 역전이다. 흑3 때 백A면 흑4로 들어가 백이 그냥 잡힌다. 흑5 때 백이 C로 흑3을 때리면 살기는 산다. 그러나 흑A로 백쫔와 쫭들이 떨어지면 사나마나 아닌가.
마무리 모습이다. 1도에서 흑의 꽃놀이패가 생겨서는 흑 우세였지만, 이후 백이 추격해 재역전에 성공한 듯도 하고, 약간의 변수가 있어 모호한 상황이다.
▲ 2도(위), 3도 | ||
흑1로 공배를 메웠다. 그리고 보니 바둑판의 위쪽 절반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져 있다. 흑백의 용 두 마리가 서로 한 집씩밖에 없는 모습으로 얽혀 있다.
무려 흑돌은 47개, 백돌은 58개, 합해서 1백 개가 넘는다. 생사가 걸린 수상전이어서 어느 한쪽이 잡힌다면, 안팎 2백여집이다 … ㅎㅎ^^.
백은 하변 제1선 2의 곳을 이었다. 백은 상변 용들의 수상전을 빅으로 본 것이었다. 그럴 때 4의 곳 패가 문제가 될 것을 우려했던 모양이다. 백2는 팻감 2개를 먼저 없앤 수였다.
그러나 백2는 초읽기에 몰린 착각, 재재역전을 허락한 통한의 패착이었다. 2도에서는 계속해서 백4 때리고 8로 흑 자리에 이어 빅으로 낙착이 되었고―A∼D는 무의미―그 결과 바둑의 승부는 흑의 3집반승이었다.
백은 1부터 공배를 메워가야 했으며 그랬으면 시쳇말로 만방을 이길 수 있었다. 흑2 때 백3으로 패를 때리는 것. 패는 언제나 최후의 순간에 때리는 법.
흑4 팻감 쓰고 6으로 패 때리면 백7 잇는다. 흑8로 메우면 백9로 패를 때린다. 흑은 10 다음 12로 패를 때린다. 이때 우상귀 백13의 팻감! 이게 결정적인 것!
[3도]
백15 때리면 이제 흑은 다른 팻감은 없으므로 16으로 자체 팻감을 쓸 수밖에 없는데, 백17로에 넣어 상황은 끝이다. 흑17로 패를 때려봤자 백은 손을 빼고 다른 곳에 두면 된다. 다음 흑A에 메울 때 패를 때리고 만패불청이었던 것이다.
실전보는 www.dashn.com 대국실, 기보감상코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