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최상덕, 강병규, 정민태 | ||
이승엽은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투구 스타일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타자로 유명하다. 따라서 국내 프로야구의 거의 모든 투수들이 이승엽의 방망이에 오싹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최상덕(기아)은 이승엽 앞에 서면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그동안 그는 이승엽에게 무려 7개나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승엽의 3백 홈런 기록 달성의 특급도우미 역할을 한 셈.
최상덕에 이어 이승엽에게 가장 많은 홈런을 선사한(?) 선수는 강병규(전 SK 와이번즈)다. 지난 2001년 은퇴와 함께 브라운관을 통해 방송인으로 화려한 비상의 날개를 펴고 있는 강병규는 현역시절 이승엽에게 6개의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특히 강병규는 10승 투수의 반열에 올랐던 1999시즌, 4월29일 벌어진 경기에서 이승엽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밖에 일본에서 돌아온 현대의 에이스 정민태도 이승엽에게 5개의 홈런을 맞은 것을 비롯, 김수경(현대) 송진우(한화) 등 각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대부분 3개 이상의 홈런을 ‘선물’했다.
그렇다면 이승엽에게 빼앗긴 홈런 중 투수 스스로 가장 가슴 아프게 느끼는 홈런은 어떤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상훈을 꼽는다. 지난해 가을 오랜 외국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이상훈은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바짝 긴장했었다. LG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 말 9-6으로 LG가 앞선 상황. 이상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승엽의 스리런 홈런 한방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