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관우 | ||
프로축구판에선 좌충우돌식의 몇몇 감동 연애담이 전설처럼 오르내린다. 과연 어떤 ‘알콩달콩한’ 사연들이 담겨 있을까. 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아본다.
대전 돌풍의 핵 ‘시리우스’ 이관우. 플레이보이 기질이 다분해 보이는 잘생긴 외모지만 의외로 ‘순정파’다. 한양대 입학 후 박진섭을 만나러 고려대에 갔다가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던 현재의 동갑내기 여자친구한테 반해 벌써 6년째 아기자기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하지만 세월이 오랜 만큼 이별의 위기도 수 차례 찾아왔다. 이관우의 연이은 부상에 냉각기를 맞은 적도 여러 번이지만 그럴 때마다 이관우가 ‘손바닥 비비기’ 작전으로 사랑을 회복하곤 했다고 한다.
이관우는 98년 교통 사고를 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위기였다. 의사가 운동을 그만두라고까지 할 정도였다. 너무 힘들고 내 자신이 싫어서 못 먹는 술도 계속해서 마시며 폐인처럼 살았다. 여자 친구가 그 모습을 보고 헤어지자고 하더라. 순간 이 여자가 나의 모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다시 재기하겠다고 빌었다. ‘너 없이는 일어설 수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이들은 일기장을 서로 주고받으며 사랑을 새삼 확인한다. 이관우는 6년 동안 쓴 일기장이 6∼7권은 족히 넘는다고 한다. 매일 서로에 대해 느낀 감정을 읽고 나면 쌓였던 작은 오해까지도 시원하게 풀린다고. 최근엔 동료인 김은중 커플과 자주 어울리며 데이트를 즐긴다고 한다. 이관우는 내년쯤 지금의 여자친구를 아내로 맞아들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전북의 멋쟁이 골키퍼 이용발은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 을 얻는다’는 사랑의 공식을 철저히 이행해 성공을 거둔 주인공. | ||
어느 날 그가 굳은 결심을 하고 처갓집으로 쳐들어가 장인, 장모를 설득하던 중 ‘터프한 사나이’로 알려진 아내의 친오빠가 갑자기 들이닥쳤다. 다급해진 이용발은 2층 방 베란다에 매달려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자 팔에 힘이 풀렸고 결국엔 땅으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그날 이후에도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는 거센 시도와 시련이 있었지만 이용발은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했고 결국 이용발의 끈기에 감복한 장인, 장모가 백기를 들었다고 한다.
울산 2군 선수로 활동하다 은퇴한 하일용은 ‘지구 끝까지 널 찾겠다’라는 신념으로 피앙세를 얻은 케이스. 어느 날 서울에서 울산행 비행기를 탔던 그는 한 여승무원의 자태에 ‘필’이 꽂혀 버렸다. 비행기에서 내려 울산 숙소로 돌아왔으나 눈에는 여승무원의 얼굴만 아른거렸다. 그 날로 경주, 울산에 있는 호텔은 모조리 수소문해 승무원을 찾아냈고 감동적인 ‘작업’ 끝에 결국 배우자로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내 자신을 사랑하는 그대에게 맞춘다.’ 포항의 이길용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00년 울산 시절 이른바 ‘바른 생활 여인’으로 불리는 여자친구를 만나는 바람에 ‘범생이’로 환골탈태(?)했기 때문. 이길용은 여자친구의 요구로 인해 울며 겨자먹기로 하루에 세 번 기도하고 담배, 술을 멀리하는 등 철저한 자기관리를 한 결과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유재영 월간축구 베스트일레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