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스컵코리아에 참가하는 성남 일화. 사진은 지난해 K리그 우승 후 모습. | ||
FIFA(국제축구연맹)와 AFC(아시아축구연맹)의 반대로 대회 명칭을 잇따라 수정하는 곤혹을 치렀고 명문 클럽 섭외에도 난항을 겪어야만 했다. 또한 대회 자체가 종교색이 짙다는 비난과 함께 최근엔 브라질 상파울루 클럽의 불참이 펠레 고문과의 불화설로 이어져 적지 않은 파문에 시달려야 했다.
박규남 피스컵 조직위 사무총장 및 조직위 관계자와 홍보 대행을 맡고 있는 (주)스포츠 문화 PR본부 신대영 이사를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과 그동안 여러 언론에서 엇갈리게 보도됐던 대회 운영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조직위측은 레버쿠젠과 AS로마의 불참이 그동안 불거졌던 종교와 개런티 문제가 아닌 사스의 여파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규남 사무총장은 “‘사스에서 한국은 안전하다’라는 확인서를 한국 보건 당국에 요청했지만 결국 정부측에서 꺼려해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항간에서 떠도는 ‘출전료가 적다’, ‘불참을 선언한 일부 클럽이 종교색을 문제삼았다’는 이야기는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레버쿠젠을 다녀온 차두리의 에이전트 최범석 ‘포르투나 2002’ 대표도 “레버쿠젠이 사스로 인해 공식적인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조직위 관계자는 “AS로마는 월드컵으로 인해 생긴 ‘반한 감정’이 불참에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레버쿠젠은 선수노조 차원에서 대회 성격을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축구인들 사이에선 지난 4월 조직위가 이미 레버쿠젠이 피스컵에 불참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사실을 알고서도 발표를 미뤄왔던 점에 비춰 그 기간 동안 모종의 금전적인 딜이 오고가지 않았냐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브라질 상파울루 불참을 둘러싸고 번진 펠레 고문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도 조직위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특히 ‘피스컵 조직위가 브라질 축구협회와 상파울루 클럽에게 전달하라고 준 사례비를 펠레가 착복했고 그 과정에서 상파울루가 대회 참가를 보이콧했다’는 브라질 현지 신문 기사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박규남 사무총장은 “내가 피스컵이 끝난 후 펠레에게 (상파울루 불참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펠레가 사례비를 가로채 ‘배달사고’가 났다는 브라질 현지 소식을 전해준 에이전트에게 그 기사가 난 신문을 가져오라고 했더니 아무 말이 없었다.
돈을 전달한 사실이 결코 없다. 클럽 접촉은 에이전트에게 일임했고 대회 조직위는 결과만 보고 받았다. 상파울루 불참에 대해서 (펠레에게) 그저 인간적으로 섭섭하다는 표현을 했을 뿐 도의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대회의 질을 의심한 명문 팀들이 출전료를 미리 입금시키라고 윽박질러 대회 조직위가 할 수 없이 출전 팀에 한국 도착 3일 후 돈을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라는 H신문 기사에 대해서도 뭔가 오해가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직위측은 대회 운영비 등에 대해선 “관례상 비공개”라며 정확한 언급은 피했다. 조직위측 관계자는 대회 운영비는 1천6백만∼1천7백만달러 규모이며 운동장 경비, 선수단 체재비, 개런티, 우승 및 준우승 상금 등을 모두 합한 액수라고 밝혔다. 출전 경비와 개런티는 팀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한다. 김영진 성남 부단장 겸 조직위 운영 위원은 “평균 50만달러 선으로 보면 된다. 에인트호벤과 LA갤럭시 등이 액수가 큰 편이며 성남은 개런티가 없다”고 말했다.
방송은 SBS가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중계권료는 2백50만달러(약 30억원). 매일 열리는 두 경기 중 한 경기를 생중계하고 나머지 한 경기는 녹화 중계한다. 대회 공식 스폰서는 아디다스 코리아가 맡았다. 심판진은 대한축구협회에서 배정한 아시아권 심판 16명으로 운영된다.
대회 수익금 전액은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세계의 난민을 위해 쓰여질 계획. 신대영 이사는 “곽정환 피스컵 조직위원장은 대회 출범 때부터 수익금 전액을 세계 난민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며 “폐회식 때 수익금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발표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 사무총장은 “사실 걱정이 많다. 유명 클럽들의 잇따른 참가 의사 번복으로 입장권 및 일정 조정에 시간을 낭비하느라 대회 홍보에 차질이 생겼다”며 “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를 끝마친 만큼 이번 대회를 세계적인 클럽 대항전으로 격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유재영 월간축구 베스트일레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