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브라질 2부리그 아틀레티코 렌소엔시팀의 감독을 맡고 있는 그는 과거 대림초등학교와 남서울중학교에서 4년간 안정환을 지도하며 축구의 기본을 전수한 ‘사부’다.
피은형 감독은 안정환이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지만 사생활이나 팬들과 교감을 나누는 부분에선 여전히 소극적이고 서투르다며 그렇게 된 데엔 자신의 책임도 크다고 자책했다. 어려서부터 가정 문제로 위축됐던 안정환을 활발하면서도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인도하지 못했다는 후회 섞인 발언이다.
피 감독은 1984년 선교 차원으로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13명의 선수를 모아 대림초등학교 축구부를 창단했다. 안정환도 이때의 창단 멤버. 피 감독은 안정환을 교회에 데리고 다니며 편안한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게 해줬다. 그래서인지 안정환은 커서 선교 활동하며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는 것.
안정환의 인기는 당시에도 대단한 바람몰이를 일으킬 정도였다고 한다. 남서울 중학교 1학년 때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후쿠오카의 한 중학교와 경기를 치른 적이 있는데 응원 나온 일본 여학생들이 오히려 안정환을 보고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고.
피 감독은 당시 안정환의 실력에 대해선 “순발력이 뛰어났으며 특히 발목 힘이 강해 슈팅이 묵직했다”면서 “다듬어지지 않은 인재였다”고 표현했다.
피 감독은 안정환의 끈기를 높이 사면서도 몇 가지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아직도 정환이는 자신을 방어하면서 남 앞에 드러내기를 거부하는 것 같다. 너무 자기 캐릭터만을 고집하는 것이다. 항상 여유로운 모습으로 팬들과 함께 하는 ‘우상’이 됐으면 한다.”
유재영 월간축구 베스트일레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