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국에는 팀 내 제 위치가 불안하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다면서요? 그동안 이곳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아직까진 한국에서 보는 것처럼 위기의식을 느낄 만큼 심각한 상태는 아닙니다. 히딩크 감독의 장점 중 하나라면 선수를 신뢰한다는 사실이에요. 한번 밀어주기로 한 선수는 이변이 없는 한 계속 내보내주시는데 모든 건 선수 하기 나름이죠.
오늘은 저랑 한솥밥을 먹는 에인트호벤팀 선수들에 대해 소개를 하려고 해요.
한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선수가 ‘득점 기계’로 유명한 마테야 케즈만이죠. 케즈만은 ‘한성깔’하는 선수로 악명 높습니다. 불평 불만이 장난 아니에요. 특히 패스와 관련해선 목소리를 낮추지 않아요. 연습 때는 잠잠하다가도 정작 시합에만 들어가면 볼을 자기한테 주지 않는다고 큰 소리를 치는데 하도 그런 일이 많아 다른 선수들의 반응은 ‘그러려니’입니다.
반 봄멜은 무척 시끄러운 선수예요. 괴성을 지를 때가 많거든요.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죠. 말할 때 제스처가 워낙 커서 주변 선수들은 한 발짝 떨어져서 이야기를 들을 정도예요. 그리고 저랑 가장 친한 스커프는 장난꾸러기입니다. 스커프는 롭벤과도 절친한데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에다 친화력으로 동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죠.
에인트호벤의 ‘물건’ 중 ‘물건’이라면 이천수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한 요한 블랑떼르라는 선수일 겁니다. 스위스 태생인데 예전 소속팀에서 경기에 졌는데도 동료들과 웃고 떠들다가 감독한테 혼난 적이 있을 만큼 좌충우돌, 천방지축(이건 ‘박지성 일기’의 타이틀인데)의 대명사입니다. 어린 나이의 외국 생활이 여러 가지로 힘들겠지만 내색하거나 기죽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요. 쳐다보고만 있어도 절로 기분 좋아지는 그런 친구죠. 그 선수를 볼 때마다 (이)영표형과 나는 ‘천수랑 똑같다’는 감탄사를 연발한답니다.
얼마 전에 부모님이 한국에서 들어오신 덕분에 요즘 제 생활은 한마디로 활짝 폈습니다. 청소, 빨래, 식사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니 여간 ‘해피’한 게 아니에요. 그 행복함을 그라운드에까지 연결시키도록 거듭 노력하겠습니다.
10월2일 에인트호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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