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진진 제공
1천만 관객을 울렸던 <국제시장>에서 가장 감동이 진하고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다면 마지막 엔딩에 나온 ‘덕수(황정민 分)’와 ‘영자(김윤진 分)’가 집 옥상에 앉아 부산항을 내려다보는 장면을 꼽을 것이다.
탁 트인 부산항를 바라보고 있는 ‘덕수(황정민 分)’와 ‘영자(김윤진 分)’의 뒷모습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덕수’와 ‘영자’가 인생의 뒤안길로 물러나, 그땐 고단했으나 이젠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버린 순간들을 회고하는 이 장면. 비록 얼굴이 보이지 않는 뒷모습이지만 훈훈한 미소가 있을 거라 앎직한 명장면이다. 그런데 최근 개봉을 앞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에도 이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뒷모습 명장면이 있어 화제이다. 이미 예고편과 티저 포스터를 통해 공개되며 많은 관객들을 설레게 한 이 장면은 ‘루스(다이안 키튼 分)’와 ‘알렉스(모건 프리먼 分)’가 윌리엄스버그 다리 공원에서 데이트 하는 장면이다.
현재 두 사람이 있는 ‘브루클린’에서 앞으로 이사가야 할 ‘맨해튼’을 바라보는 이 장면. 특히 두 사람 앞에 펼쳐진 ‘이스트 강’으로 인해 브루클린과 맨해튼 사이의 거리는 더욱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루스’와 ‘알렉스’의 뒷모습엔 아무런 망설임이나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부부이자 연인으로서의 연륜인 것이다.
둘이 합쳐 연기경력 100년에 이르는 ‘모건 프리먼’과 ‘다이안 키튼’은 이 장면에서 서로의 어깨에 다정하게 기대는 모습만으로 관객들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고 보면 명배우에게는 대사나 표정보다 집중력과 몰입감이 주는 캐릭터 고유의 아우라를 만드는 능력이 있음이 확실하다. 그리고 두 배우의 연기에 남은 여백을 ‘리처드 론크레인’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채워주고 있다. 가히 명배우와 베테랑 감독이 만든 올해 최고의 영화 속 명장면이라고 할 것이다.
뒷모습만으로도 명장면을 만들어 내는 아카데미 커플 ‘모건 프리먼’과 ‘다이안 키튼’이 주연을 맡은 새해 첫 감성드라마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은 오는 1월 21일 개봉 예정이다.
민지현 온라인 기자 jan020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