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나인브릿지클래식대회 우승으로 일약 신데렐라로 떠오른 안시현. | ||
지난달 30일 프로암대회가 열리기 전날 몇몇 프로 선수들은 대회본부측에 미셸 위에 대한 특별대우 문제를 놓고 대회 참가를 보이코트하겠다고 할 만큼 불쾌한 감정을 노출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일반 프로들한테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자가용을 특별 제공하고 식사와 연습장 사용 시간 등과 관련해서 편의를 봐줬다는 부분들이 프로 선수들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진 것.
1라운드에서 기대를 모았던 미셸 위가 13오버파로 참가 선수들 중 꼴찌를 기록하자 미셸 위와 관련된 기사를 준비했던 한 취재기자가 이런 말을 했다. “꼴찌를 했어도 미셸 위이기 때문에 뉴스가 되는 거야. ‘천재소녀 부진의 늪에 빠지다’ 이것도 아주 좋은 기시감이라고.”
○…모처럼 고국 나들이에 나선 박세리를 보고 취재기자들은 물론 갤러리들까지 이구동성으로 “예뻐졌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예전보다 살도 빠지고 ‘골프여왕’으로서의 품위와 매너를 잃지 않는 태도에 ‘역시 박세리’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쏟아졌던 것. 박세리의 외모를 돋보이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은 눈에 띄는 의상이었다. 하늘색, 핑크색, 아이보리색 등 부드러운 파스텔톤에다 몸에 달라붙는 골프웨어가 평범하게 보이지 않았던 것.
아버지 박준철씨의 설명에 따르면 모 대학 의상디자인학과 교수와 실무진들로 구성된 박세리 의상 전담팀이 따로 있고 박세리의 꼼꼼한 주문과 박씨의 의견이 보태져서 지금과 같은 화려한 골프웨어가 탄생했다고 한다. 박씨는 박세리의 골프웨어가 의외로 좋은 호응을 얻자 조만간 ‘세리 골프웨어’(가칭)를 따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나인브릿지클래식대회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우승자 안시현(19·코오롱)이 1라운드에서 11언더파로 1위에 올랐을 때만 해도 대회 관계자들은 물론 취재진들까지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큰 대회에서 가끔 발생하는 일시적인 ‘깜짝쇼’로 여기는 부분이 컸기 때문.
생애 처음으로 기자회견장에서 인터뷰를 해본다는 안시현은 박세리, 박지은, 미셸 위 등 유명 골퍼들의 이름이 주는 부담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질문에 “난 골프칠 때는 내 골프만 생각한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어쩌면 19세 소녀 같지 않은 이러한 대담함과 침착함 덕분에 안시현의 조용하면서도 화끈한 ‘반란’이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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