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봉킹’의 망중한 K-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중 한명인 샤샤.내년 잔류에 대해선 부드러운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아직 정규리그가 한 달 남짓 남아 있지만 성남은 이번 시즌으로 3년 동안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샤샤에게 ‘내년 시즌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식 통보한 상태다. 내년 시즌 K-리그 참가를 목표로 창단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인천 FC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지만 정작 샤샤는 평상시에도 “고향(유고)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로 연막을 피우고 있다. 올 시즌 4억3천만원(옵션 제외)으로 연봉킹에 올랐던 샤샤. K-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가 어떤 히든카드를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1995년 당시 부산 대우 유니폼으로 K-리그와 첫 인연을 맺은 샤샤는 올 시즌 소속팀 성남을 정상으로 올려놓으며 통산 6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부산 대우에서 첫 번째 우승을 시작으로, 이적했던 수원 삼성에서 2번, 그리고 성남 일화로 새 둥지를 틀었던 지난 3년 동안 모두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착실하게 주가를 올려나갔다.
치솟는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샤샤는 여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한고은, 최윤영 등 미녀 탤런트와의 스캔들이 보도되기도 했고 월드컵을 앞두고는 귀화설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그의 명성만큼이나 그의 ‘인간성’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과연 그의 ‘본색’은 무엇일까. 샤샤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6’이란 숫자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통산 6번의 우승과 6번의 해트트릭. 어떤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나.
▲챔피언이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한국에서 경험한 6번의 우승에 나 스스로도 놀랄 때도 있다. 우승의 기쁨에 차이가 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부산 대우에서 맛본 첫 번째 우승이 나에게는 최고의 추억이다.
─경기장에서 패스가 잘못 오는 경우, 큰 제스처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곧잘 짓곤 한다. 실력을 떠나 ‘오만하다’ ‘건방지다’는 평가가 있는데(성남 일화의 한 관계자는 “샤샤는 동료들 사이에서 최고의 선수로 인정을 받는 동시에 ‘어깨에 너무 힘주는 거 아니냐’는 불만도 많은 게 사실”이라며 모나지는 않지만 상당히 까다로운 스타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런 말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스타일의 선수가 있다면 저런 스타일의 선수도 있는 것이다. 축구는 나의 직업이다. 팀을 위해서,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99시즌 수원을 정규리그 2연패와 4관왕에 올려놓으며 득점왕(18골·용병이 득점왕에 오른 것은 지난 85년 피아퐁에 이어 샤샤가 두 번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계약기간이 7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황선홍(당시 가시와 레이솔)과 맞트레이드됐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
▲당시 ‘신의손 파동’(부산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고의성 짙은 샤샤의 핸들링 골) 이후 구단과 자연스럽게 결별 수순을 밟았다.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99년 이맘때 처음으로 ‘귀화설’ 얘기가 나왔고 월드컵을 앞두고도 비슷한 얘기가 있었다.
정말 본인의 의사였나.
▲처음에는 나도 (귀화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 당시 주변에서 나에게 그런 얘기를 꺼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이후 귀화설 얘기가 나왔을 때에는 나의 의사도 조금은 들어가 있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결국 성사되지 않았을 뿐이다.
─여성팬들에게 유난히 인기가 많다. 자신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크게 웃고는) 내 입으로 그런 답은 못하겠다.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기자가 ‘섹시 가이’(Sexy Guy)라고 말하자 샤샤는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고은, 최윤영 같은 미녀 연예인들과 스캔들이 보도되기도 했다. 어떤 사이인지 궁금하다.
▲(잠시 생각하다) 그 전부터 잠깐 알고 지내던 친구 같은 사이다. 신문에 나왔던 이야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서로 분야가 다른데 어떻게 처음 만났나.
▲그녀들은 유명한 스타다. 나 또한 축구선수들 가운데 그런 명성을 얻고 있다. 패션쇼에서 그들을 만날 수도 있고 그냥 길을 가다 만날 수도 있다. 그런 기회는 얼마든지 생긴다.
─구단과 재계약이 되지 않았다. 신생팀 인천 FC로 갈 거라는 얘기도 들린다. 동료들에게는 ‘유고로 돌아가겠다’고 했다는데 향후 계획은.
▲K-리그에 계속 남아 있을지는 내 마음의 변화에 달려 있지만 주변 여건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아직 (정규리그) 5경기나 남아있지 않은가. 천천히 생각할 것이다.
김남용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