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6일)는 불가리아전을 앞두고 임시 숙소로 쓰고 있는 타워호텔에서 참으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월드컵 때 동고동락했던 형님들과 동료 후배들까지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방마다 돌아가며 이야기꽃을 피웠거든요.
며칠 전에는 일본에서 같이 생활했던 (안)효연이형과 속칭 ‘김남일 패밀리’로 불리는 형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는데 패밀리의 ‘대부’ 격인 남일이형이 지리적인(전남 광양) 여건으로 참석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답니다.
제 일기를 담당하는 기자 누나(‘이모’라고 불러야 될 것 같은데)가 룸살롱에 가봤냐고 물어보시네요. 허, 참. 우리나라 축구선수 중에 룸살롱에 안가 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요. 룸살롱이라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전 일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그런 곳이 가끔은 편할 때도 있어요.
요즘 언론에서 메이저리거인 김병현 선수의 폭력 사건에 대해 연일 뜨거운 관심을 쏟아내고 있는 걸 유심히 지켜봤어요. 혹시 이런 얘기 들어보셨어요? 프로야구에 김병현이 있다면 프로축구엔 박지성이 있다고. 즉 저도 기자분들과의 관계가 그리 편한 것만은 아니거든요. 아마 눈치 빠르신 분이라면 네덜란드에서 귀국할 때 공항에서 (이)영표형과 함께 찍은 사진 중에 제가 웃고 있는 장면은 단 한 컷도 없다는 사실을 아실 거예요. 전 솔직히 김병현 선수의 입장이나 기분에 대해 공감하는 편입니다. 찍기 싫은 사진을 억지로 강요하거나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촬영할 때는 조금씩 기분이 나빠지기도 해요.
그러면 전 금세 얼굴 표정이 굳어져요. 아마 저 같은 선수들이 많으면 기자분들은 일하기 힘드실 거예요. 너무 재미없잖아요.
그런 면에서 (이)천수는 저한테 고마워해야 해요. 절 만난 다음 천수를 만난 기자분들이 모두 그런다고 해요. “넌 어쩜 그렇게 말을 재밌게 잘하냐”고.
서로가 서로의 직업과 인격을 존중해준다면 김병현 선수 사건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 일 때문인지 요즘 기자분들이 절 만나면 꼭 이렇게 물어보시더라고요. “박지성 선수, 안녕하세요. 전 ○○신문의 아무개입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잠깐 인터뷰 좀 해도 되겠습니까?”
11월17일 아침, 서울 타워호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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