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휴가차 귀국 후 사전에 약속된 봉사활동과 방송 출연 외에는 두문불출했던 이천수는 이날 귀국 당시의 굳은 표정을 풀고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첫사랑의 비밀과 미스코리아들과의 스캔들, 스페인에서 남몰래 눈물을 흘렸던 사연 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아름도 미스코리아 출신 골퍼라 이래저래 이천수와 미스코리아와는 기이한(?) 인연을 보여줬는데 두 사람의 새콤 달콤 쌉싸름한 데이트 내용을 지면으로 옮겨 본다.
이천수(이): 아름씨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어요. 비거리를 늘리는 비법이 있으면 좀 가르쳐 주세요.
정아름(정): 비법은 없어요. 꾸준한 연습이 반복돼야 실력이 느는 법인데 천수씨는 연습은 전혀 안해보셨다면서요. 아, 방법은 있다. 넉넉한 주머니에 공을 여러 개 갖고 다니면서 공 찾는 시늉을 하다가 하나씩 떨어뜨려요. 아니면 사전에 캐디와 ‘조율’ 후 도움을 받든가.
이: 아니 스포츠선수한테 그런 편법을 가르쳐 주다니. 아름씨도 강심장이네.
정: 이제 골프 얘기는 그만하고 평소 제가 궁금했던 질문들을 해볼게요. 음, 가장 가슴 아픈 사랑을 해본 적이 있어요?
이: (주저없이) 딱 한 번, 일년 동안 따라다니다가 끝났어요. 대학 1학년 때였죠.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요. 1년간 전혀 내색하지 않고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열병을 앓았는데 제가 정리가 될 즈음에 그 여자가 절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죠. 무지 마음 고생을 했기 때문에 그 여자가 손을 내밀었어도 잡을 만한 여력이 남아있질 않았어요. 아름씨는 어때요?
정: 저도 1년 정도 사귄 남자가 있어요. 성격이 안 맞아서 헤어졌죠. 전 남자의 혈액형을 중요시해요. 내가 B형이라 O형과 잘 맞는 것 같아요. (이천수가 다급히 헤어진 남자의 혈액형을 묻자) A형이요.
▲ (왼쪽)이천수 (오른쪽)정아름 | ||
이: 어휴, 그럴 줄 알았어. 왜 하필 그 남자가 A형이어가지고. (정아름이 의아해하자) 사실 제가 A형이거든요. 하하.
정: 유난히 스캔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미스코리아들과 줄줄이 만나온 걸로 아는데 혹시 ‘녹원회’(미스코리아들의 친목 모임)쪽과 무슨 연관 관계가 있나요?
이: 실제로 녹원회 총무인 최윤희 누나랑 친해요. 하지만 오해는 하지 마세요. 그 누나 소개로 미스코리아 출신들과 만난 건 아니니까.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여자를 만났고 그 여자의 신분이 미스코리아 출신이었다는 게 반복됐던 겁니다. 사람들은 이천수는 여자를 굉장히 가볍게 만나는 걸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전 여자를 만나는 동안 한 여자한테 최선을 다해요. 이전에 만난 분들과 헤어진 건 제 의지가 아니었어요. 주위 사람들이 괴롭혀서 헤어진 거지. 그리고 스캔들로 기사화된 상태에서 만남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면도 있더라고요. 이젠 안 당할 거예요. 절대로 제 사생활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철통보안’할 겁니다. 세콤이야. 세콤.
정: 한국에선 항상 주전으로 뛰다가 스페인에서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했잖아요.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
이: 처음엔 벤치에 앉아 있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기도 했지요. 아직 스페인에 적응이 안 된 상태라 시간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었어요. 그런 노력이 조금은 효과를 본 것 같아요. 지금 상태에서 머물 게 아니라 앞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정: 혹시 힘들어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나요.
이: 글쎄요. 어떻게 말해야 할까. (즉답을 회피하다가) 음, 이젠 안 울 거예요. 제가 얼마나 강한 놈인데요. (주전 자리) 걸리기만 해봐. (상대가 누구든) 죽어요.
정: 스페인 생활은 어때요? 사람들을 많이 사귀었나요.
정: 혹시 성형수술을 한다면 제일 먼저 고치고 싶은 부위는.
이: 완벽한데 여기서 뭘 고쳐요? (정아름이 웃음을 멈추지 않자) 눈은 고치고 싶었어요. 눈매가 너무 강해 보여서 쌍꺼풀수술을 할까 했는데 주변의 만류로 참았죠. 코는 오똑하고, 입술은 섹시하고….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눈 아니면 할 게 없네.
정: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굉장히 솔직하시네요. 전 개인적으로 천수씨 스타일이 좋아요. 거짓말하지 않는 것 같아서. 축구 안했으면 뭘 했을 것 같아요?
이: (‘건달’이라고 대답했다가 파장을 염려한 친구의 만류로) 자동차와 관련된 사업가요. 제가 워낙 차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아름씨는 결혼 후 아이를 낳을 경우 아들이 좋아요, 딸이 좋아요?
정: 딸이요. 제 사전에 ‘가족계획’은 없어요. 근데, 결혼은 언제쯤 할 예정이에요?
이: 어쩜 저랑 생각이 너무 비슷하네요(서서히 ‘작업’ 분위기로 몰고 가는 이천수, 오는 5월 귀국할 경우 동반 라운딩을 제의한다). 난 둘이 좋은데 (아이) 두 명 괜찮죠? 하하. 결혼은 3년 후에나 가능할 것 같아요. 한국에선 결혼을 늦게 하겠다고 했는데 외국에 나가 있다보니 같이 대화를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돼요. 지금 당장은 어려울 것 같고 3년 정도 지나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 여자를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될 것 같네요.
동갑내기 두 남녀 스포츠 스타의 데이트는 오는 5월 라운딩을 통해 또 한 차례 재연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