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들은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한다. 시즌중에 다음 시합에서 만날 상대팀 전력 분석을 위해 경기장을 돌아다니면서도 실업이나 대학축구 유망주를 발굴하기 위해 아마추어 경기장도 틈틈이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린 유망주들은 한두 번 경기를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2∼3년 동안 지켜보며 옥석을 가려야 하므로 인내심도 필요하다.
안양 LG 강준호 스카우트는 “지금은 스카우트 전쟁이 많이 점잖아졌지만 부산 대우와 울산 현대가 벌였던 김종부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정말 살벌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그 여파가 스카우트의 가정을 흔드는 경우도 있었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한편 구단의 재정 능력에 따라 스카우트가 울고 웃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게 넉넉한 살림이 아닌 대전 시티즌의 유동우 스카우트는 지난 시즌 브라질로 직접 넘어가 맘에 드는 선수를 3명 찍어놨는데, 결국 포기하고 말았던 것.
유 스카우트는 “시즌이 시작되니 그 선수들이 모두 다른 구단에서 뛰더라”면서 “차라리 그들이 못했더라면 다소 위안(?)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저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걸 보며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지난 시즌 모 구단에서는 스카우트가 추천한 선수를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하다가 다른 구단에게 뺏겼는데 그 원망을 오히려 스카우트가 모두 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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