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호가 부상에서 회복됐고 개인훈련을 병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 부활 신호에 파란불이 켜졌다. | ||
팀마다 많게는 70~80명의 선수들이 모여 최종 엔트리 25명 안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사실 말이 25명이지 그 중에 보통 15명 이상은 이미 자리가 확실히 보장된 주전들이라, 실제로 10개 미만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 서재응(뉴욕 메츠)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은 일단 엔트리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 역시 부상에서 회복된 것만 입증하면 자리 확보는 전혀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또한 선발 진입을 노리는 봉중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역시 구원투수 자리는 ‘찜’해 놓은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겨울이면 미국의 야구 전문 잡지들이 앞다투어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한국선수들에 대한 평가는 어떤 것들이 나왔고, 얼마나 신빙성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역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박찬호의 재기 여부다. 그간 박찬호에 대한 전망은 어두운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2년간이나 거액을 받고 이룬 것이 없으니, 올해도 별 수확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시즌이 다가올수록 팬들이나 관계자들 모두 희망의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다.
박찬호가 부상에서 회복됐고, 개인 훈련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점점 기대가 몰리고 있는 것. 최근 레인저스의 ‘MLB.com’에서 실시한 ‘올 시즌 어떤 투수가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거둘 것인가’라는 여론조사에서 박찬호가 40% 이상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그에게 비난 일색이던 팬들도 역시 속으론 과거에 매년 15승씩을 거두던 박찬호에 대한 기대를 아직 버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 유일의 전국지인
▲ 김병현(왼쪽), 서재응 | ||
김병현을 5선발로 예상한
김병현은 최강의 선발진에 5선발로 나설 예상이다.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커트 실링, 그리고 데릭 로와 웨이크필드에 이어 5선발이니 가히 MLB 5선발 중에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성인 현지 언론과 팬들과의 관계를 원활히 해나가는 것이 경기 외적인 부담감을 떨치는 데 중요하다.
MLB에서 활약할 우리 투수 중에 가장 꾸준하고 많은 이닝을 소화할 선수는 서재응이라는 예상이다.
서재응은 루키 시즌의 선전으로 어느 정도 자기 자리를 찾은 상태인데 2년째의 부담감을 떨치고 올해도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해주어야 장수할 수 있다.
현지 전문가들의 안정된 4, 5 선발감이라는 평가를 뛰어넘어 15승 이상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싶은 욕심이 크겠지만, 일단은 10승 돌파를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다. 가장 강한 팀들이 많이 몰려있는 내셔널리그 동부조에 속한 어려움 때문이다. 서재응이 성적이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부담감을 특유의 담대한 도전정신으로 극복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최희섭(왼쪽), 봉중근 | ||
물론 이는 최희섭이 주전으로 계속 활약할 경우의 시나리오다. 일단 잭 맥키언 감독이 최희섭을 주전으로 기용할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시범 경기부터 신임을 굳히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최희섭은 과감한 타격으로 왼손 투수들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컵스의 베이커 감독은 최희섭의 왼손 투수 공략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 왼손 투수가 나오면 거의 기용하지도 않았는데 그나마 몇 차례 대결에서도 17타수에 5푼9리의 빈타를 보였었다.
최희섭은 부담감이 적은 6번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으니, 볼넷을 고르는 것도 좋지만 과감하고 공격적인 타격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자꾸 볼넷을 의식하면 걸어서 1루로 나갈 수는 있겠지만 2루타나 홈런을 칠 가능성은 훨씬 떨어진다. 올해 20~25홈런에 80타점 이상을 올려준다면 한국인 최초의 타자 최희섭의 성공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애틀랜타의 5선발 자리를 노리는 봉중근은 중간 계투로 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본인의 각오는 반드시 5선발 자리를 꿰찰 것이며, 그렇게만 되면 10승을 장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인다. 왼손 투수인 데다 체인지업이 예리하고 제구력까지 갖춘 봉중근은 앞으로 어떤 팀에서도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올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팬들에게 기쁜 소식을 자주 전할 가능성이 크다.
민훈기 스포츠조선 미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