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리 | ||
현재 미국 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세리(CJ) 박지은(나이키) 강수연(아스트라) 안시현(FnC코오롱엘로드) 등은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패션에서도 다양한 멋을 뽐내고 있다. 봄빛에 반사되는 필드가 눈부신 3월, 여자 프로골퍼 4인방의 2004년 패션 스타일을 미리 알아본다.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낭자’들의 패션 감각은 이미 현지에서도 상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선수들이 패션보다는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반면, 우리 선수들은 기능성과 함께 패션 감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세리, 박지은, 강수연, 안시현 등 실력만큼이나 출중한 외모를 자랑하는 이들 모두는 ‘골프패션의 리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들을 보면 올해 유행할 패션 트렌드가 어떤 것일지 흐름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
▲ 박지은 | ||
박세리가 필드에 입고 나오는 옷은 이 세상에 오직 ‘그녀’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단 한 벌밖에 존재하지 않는 옷이다. 중앙대 의류학과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의류학과 교수진들이 매년 디자인 시안으로 잡는 것만 80여 가지. 하지만 박세리가 한 해 소화하는 옷은 무려 1백50벌 정도로 다른 선수들의 배가 넘는다. 시안과 실제 디자인에 조금씩 차이가 날 수도 있어 실제로 박세리에게 보내는 옷은 3백 벌이 넘는다고.
‘박세리가 지난해부터 상당히 여성스러워졌다’는 호사가들의 궁금증에 대해서도 달라진 패션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박세리가 원래 좋아하는 색은 원색이었지만 최근에는 차분한 색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는 기능성 위주의 옷에서 박세리의 몸매를 살려 곡선이 드러나는 맵시로 변화를 줬는데 이로 인해 한층 예뻐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는 것. 올 시즌 박세리가 선보일 패션도 부드러움을 추구하면서 바디라인의 곡선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런 패션 바람을 타고 머지않아 박세리가 입는 옷들이 일반 팬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일명 ‘박세리표’ 골프 의류가 고유 브랜드로 새롭게 탄생할 계획이기 때문. 박세리의 매니저인 세마인터내셔널의 이성환 이사는 “말 그대로 한 사람만을 위한 옷이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래서 외국의 유명 선수들처럼 박세리 고유 브랜드로 스타 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은
스폰서인 나이키에서 기존 골프 의류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박지은을 위한 옷의 경우 디자인 초안을 잡을 때부터 함께 협의과정을 거친다. 그런 다음 보디 맵핑(mapping:도식화)을 통해 박지은이 어떤 근육을 많이 쓰며 어느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가 등을 분석해 기능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첨단 과학기술이 가미된 의류가 탄생한다.
심플하고 파스텔톤 색깔을 즐겨 입었던 박지은은 지난 시즌 ‘블랙’ 컬러를 고수했다. 이 점에 대한 나이키측의 설명은 “활동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박지은 자신의 선택”이었다는 것. 박지은은 골프 선수들 중에서도 의류의 기능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걸로 유명한데 신축성 있는 스판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지은은 유독 헐렁헐렁한 옷을 싫어한다. 올 시즌에도 상하의의 맵시를 살릴 수 있는 스판 소재의 화사한 옷으로 갤러리의 눈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 강수연 | ||
강수연의 의류 스폰서인 아스트라 역시 기성복이 나오고 있는 의류전문업체다. 이렇다 보니 강수연은 직접 매장을 방문해 의류를 보고 본사에 코디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강수연은 ‘큐롯’(치마바지)이 유독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선수로 꼽힌다. 기능성과 여성미를 동시에 강조할 수 있어 선호하는 편. 올해에는 여기에 편안함을 덤으로 가미할 예정이다. 자수, 꽃무늬, 지퍼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강조해 여성미를 부각시킨 패션으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스트라의 한 관계자는 “강수연의 곱상한 외모가 실루엣 처리된 옷까지도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올 시즌 과감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편안함에 멋스러움까지 가미된 패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시현
안시현은 밝고 화사한 컬러에 심플하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좋아하는 편이다. 스폰서 FnC코오롱엘로드에서는 올해 안시현이 LPGA에서 큰 활약을 할 것으로 판단,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일단 패셔너블하고 감각적인 디테일과 컬러감을 강조할 예정. 여기에 스윙시 복부가 자주 노출돼 불편하다는 안시현의 부탁에 따라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상의 기장을 조금 길게 하는 변화를 줄 계획이다.
안시현은 슬랙스의 경우 짧은 기장보다는 긴 기장의 면 스판류를 선호하는데 2004년에도 업그레이된 패션 변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능적이면서 디테일이 가미된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해 상의 티셔츠의 경우 소매가 짧은 ‘켑 슬리브’(반팔 티셔츠보다 더 짧은 소매 스타일)를 자주 입을 예정이다.
김남용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