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전 191패. 믿기 힘든 일이지만 지난 26년간 서울대학교 야구팀의 성적표다. 한 일간지에서는 지난해 북경대와의 경기에서 드디어 서울대 야구팀이 1승을 거두었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서울대 야구팀은 당시 경기는 정식 선수들과의 경기가 아닌 교류전이었을 뿐이라며 극구 부인했다. 의아해 하는 기자의 모습을 보고 “북경대 선수들은 동아리 수준의 선수들이었다. 한국 대학야구팀과의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두고 싶다”는 선수들의 말에 그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야구선수 출신이 아무도 없는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된 서울대학교 야구팀. 자비로 전지훈련을 다녀오고 경기 도중에 심판들의 ‘코치’까지 받으며, 상대팀 에이스에게 한 점이라도 점수를 뽑으면 상대팀 에이스가 ‘얼차려’를 받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기도 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
더욱이 올해부턴 유지훤 코치(전 두산 코치)로부터 체계적인 지도도 받았고, 맥스사와 스폰서 계약까지 맺은 상태라 선수들의 ‘이기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멤버도 역대 최강이고 땀도 많이 흘렸습니다. 야구장을 항상 찾아주셨던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서 올핸 꼭 1승을 달성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주장 박현우(21·체육교육과)의 목소리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서울대학교 야구팀의 두려움 없는 패기는 191연패란 최악의 기록을 ‘아름다운 기록’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