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코치의 주문이 있었는지 아니면 자기 스스로 바꾼 건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타자들의 타격폼은 대부분 1년에 몇 번씩 바뀌고 있다. 심지어 유니폼에 새긴 이름과 등번호를 봐야 선수의 ‘실체’가 확인될 정도로 며칠 사이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더욱 황당한 일은 그런 위험한 대수술을 너무 자주 한다는 것.
송지만의 경우 타격폼이 보는 사람도 헷갈릴 정도로 자주 바뀐다. 두 달 동안 엄청나게 잘 치다가도 보름 동안 부진하면 다른 폼으로 바꾼다. 송지만이 현대로 옮기면서 제일 관심을 끈 신문기사가 ‘송지만 타격폼 대폭 조절 큰일낸다’였다. 송지만이 홈런타자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주 바뀌는 타격폼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요즘 마해영이 ‘버벅거리고’ 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원래 흐느적거리면서 왼쪽 발을 오픈시켜서 치는 스타일인데 기아로 옮기면서 왼쪽 발을 더 오픈시켜 치고 있다. 그게 문제다.
마해영의 나이가 35세다. 이제는 순발력이 예전처럼 빠르지 않다. 스윙을 하는 순간 몸에 회전력이 무뎌진 상태에서 왼발을 많이 오픈시키면 그만큼 타이밍이 늦고 특히 빠른 볼에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그 나이에 파워가 더 좋아지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처럼 왼발을 심하게 벌리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
LG의 메이저리그 출신 알 마틴.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방망이질깨나 하는 선수였다. 그쪽에서는 방망이 헤드가 포수 쪽으로 약간 기울어지며 짧게 끊어 치는 스타일이었는데 한국에 와서 누가 홈런을 1백 개나 치라고 했는지 손과 방망이가 머리 뒤쪽으로 넘어가서 상체까지 뒤집어진다. 그런 타격폼이 시범경기서부터 투수들한테 ‘뽀롱’이 나는 바람에 몸쪽 직구는 알고도 못 친다. 힘이 좋은 외국인 타자한테 투수들이 몸쪽 직구를 부담없이 던질 수 있는 타자는 마틴이 유일하다. 그 역시 한국에 와서 타격폼을 바꾸는 바람에 헤매고 있다. 아니면 한국 투수들을 ‘졸’로 보고 있든지.
메이저리그에서는 아무리 ‘지랄 같은’ 폼이라도 뜯어고치기보다는 그 폼에서 장점을 찾아 지도한다. 그런데 대개의 한국 지도자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 하라’는 식으로 강요한다. 문제는 그 차이가 엄청나다는 거다.
야구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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