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간이 4시간이라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경기 내용이 문제였다. 양 팀이 활발한 타격전으로 맞붙는다면 오히려 재미있는 경기가 되겠지만 투수들의 인터벌이 쓸 데 없이 길어지고 이리저리 도망 다니다 볼넷을 남발하는가 하면 뻑 하면 걸어서(?) 마운드에 올라가는 투수 코치 덕분에 양 팀 합해서 투수가 10명 이상 등판할 때도 있다. 어느 날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 투수를 제외하고 1군에 등록된 투수가 전부 나온 적도 있었다.
이런 날은 야수 실책도 무지하게 많이 나온다. 수비를 빨리 끝낼 수도 있는데 실책 때문에 30~40분씩 더 수비한다. 시즌 중에 한 번도 보지 못하던 선수가 가끔 이런 경기에 출전한다. 그러다 실책하면 최소한 2년 동안 그림자도 볼 수 없다.
시간 끌기는 공격 할 때도 마찬가지다. 타자가 타석에 나가는데 주심이 두세 번 콜을 해야 어기적거리면서 들어간다. 이런 날은 선수 스스로 빠르게 해줘야 한다. 그렇게 타석에 들어가서는 8대1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습 번트를 노리고 있다. 정말 황당한 ×이다.
야구에서 불문율이 깨지고 있다. 장사꾼한테 상도덕이 있다면 야구계에도 동업자 정신이 분명히 있는데 두산의 S선수는 깜빡 했나 보다. 두산이 LG를 상대해 큰 점수 차이로 리드하고 있는 9회초 C선수가 1루에서 2루로 도루를 성공했다. 정말 야구를 잘못 배운 ×이다. C는 연차도 오래된 선수다. 그날 C선수는 덕아웃 들어가서 신임 감독한테 무지하게 욕을 먹었다. 사실 김경문 감독은 그런 지저분한 야구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고 있는 LG 선수한테 C가 말하기를 ‘어제 도루 싸인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네’ 하더란다. 차라리 사과를 했더라면 쉽게 넘어갈 것을….
결국 C는 다음날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나왔으면 양 팀 간에 불상사가 벌어졌을 거다. 하지만 실책을 남발하고 질질 시간만 끄는 저질야구는 싫다. 왜 있잖은가. 짧고 굵게~?!
이병훈 야구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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