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 ||
프로야구 8개 팀 가운데 홈 승률이 원정 승률보다 좋은 팀은 현대, LG, 두산, 롯데 4팀밖에 없으며 그나마 롯데의 경우 홈 승률이 5할을 넘지 않는다. 이쯤되면 ‘홈 어드밴티지’가 아니라 ‘홈 핸디캡’ 수준이다.
이는 비단 올해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년간의 성적을 비교해 보아도 대부분 팀들의 홈경기 승률이 원정경기 승률을 한참 밑돈다. 이는 홈 관중 격감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안방에만 가면 죽(?)을 쓰고 있는 삼성이나 한화의 경우 관중 감소는 눈에 띌 정도다. 더욱이 한화는 팀 창단 사상 최소관중을 동원하고 있는 중. 이에 대해 한화의 홍보팀 지기호 과장은 “팀의 주력인 데이비스의 부상과 엔젤 등의 부진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차츰 좋아질 것”이라며 홈 승률 저하가 홈경기 징크스로 연결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뚜렷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홈경기 3할 대의 최소승률을 기록하는 삼성의 경우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이에 대해 스포츠지의 한 삼성 담당기자는 “작년에는 상대팀이 2~3개 홈런을 때리면 이승엽(28·지바 롯데) 과 마해영(34·기아) 등이 3~4개씩 담장을 넘기는 바람에 문제가 없었지만 그들이 떠난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며 거포의 부재가 삼성의 홈 승률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경기장이 워낙 작다 보니 투수들이 홈경기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불안한 심정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것. 게다가 과거 홈 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심판 판정이 엄격해지고, FA제도로 선수들의 팀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안방’이라 불리는 홈 경기장이 편안함을 주지 못하는 것이 ‘홈 어드밴티지’를 점차 약하게 만들고 있다.
▲ 축구 | ||
지난 시즌 홈경기 최고 승률(14승6무2패 0.733)을 기록한 대전 시티즌의 최윤겸(42) 감독은 “우리 팀은 선수층이 얇아 빡빡한 리그 일정을 모두 소화해 내기 어렵다”며 “홈경기에서는 정예 베스트 멤버를 기용하고 원정 경기에서는 1.5~2군을 내보낸다”고 말했다. 대전 시민들의 힘으로 꾸려나가는 팀 사정상 홈경기만은 놓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 시즌 우승팀 성남 일화(홈경기 13승5무4패, 0.705)의 신태용(33)도 “지더라도 홈 팬들이 여운을 가질 수 있는 경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홈경기에서는 정신무장이 다르다”며 같은 설명을 했다. 팀과 관중은 하나라는 동업자 정신이 홈 승률 상승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원정 경기의 열악한 환경도 홈경기 승률을 높이는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숙소 문제가 큰 골칫거리 중 하나. 시내의 호텔들이 나이트클럽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 어떤 선수들은 “나이트클럽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친다”며 불만을 호소하는데 선수들 사이에선 ‘장외 홈 어드밴티지’라고 불리는 상황이다.
아무튼 여러 가지이유들로 ‘홈 어드밴티지’를 만끽하고 있는 프로 축구팀이나 그것을 실감하지 못하는 프로 야구팀들한테 있어 홈 승률을 높이는 것은 흥행을 위해선 필수조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혁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