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간 황씨는 KBS 해설위원이었다. 이번 올림픽 준비 기간까지도 마찬가지였다. 황씨는 KBS에서 직접 ID 카드까지 작성했고 KBS 역시 황씨의 항공권과 호텔 예약까지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개막 20여 일을 남겨둔 상황에서 황씨가 갑자기 ‘사정상 해설을 못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KBS에선 다른 방송사로 옮겨 가는 거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에 당황한 황씨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황씨는 SBS 마이크를 들고 시청자들을 만났다.
KBS와 전속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영입 경쟁에 대한 도덕적인 비난까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올림픽 중계방송에서 시청자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최고 인기 레슬링 해설가였던 ‘빠떼루 아저씨’ 김영준씨를 만날 수 없다는 점. 김씨가 마이크를 놓은 이유는 정치 입문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입후보하면서 오랫동안 맡아온 KBS 레슬링 해설위원 직을 그만뒀다. 김씨의 빈자리는 84년 LA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68㎏급 금메달리스트인 유인탁씨가 맡았다.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