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수구 경기 모습 2.펜싱 3. 레슬링 아테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로이터/뉴시스 | ||
대한육상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유니폼 하나, 신발 하나가 기록 경신의 주요변수가 되는 마라톤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브래지어를 아예 안 입고 완주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떡 벌어진’ 상체를 자랑하는 단거리 선수들과 달리 마라토너들은 체형 자체가 비쩍 마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아도 그다지 티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
반면 펜싱은 유니폼 이외에도 챙겨 입어야 할 옷과 장비들이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상대의 공격을 견뎌낼 정도로 단단한 스판 재질의 도복위에 따로 프로텍터를 착용한다. 여자 선수들은 여기에 또다시 플라스틱 가슴보호대를 차기 때문에 장비 무게만도 만만치 않은 수준.
레슬링은 종종 시청자들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유니폼을 입은 남자선수들의 중요 부위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선수들이 노 팬티로 경기에 임한다는 착각을 주기 때문. 그러나 레슬링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유니폼이 워낙 타이트해서 그런 오해가 생길뿐이지 선수들은 빠짐없이 ‘속고쟁이’를 챙겨 입는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타이트한 유니폼’을 입은 여자 레슬링선수들의 경기를 은근히 기대 섞인 눈초리로 바라본 남성시청자들은 실망도 컸을 법하다. 선수들이 대부분 민소매 티셔츠를 받쳐 입고 경기에 나왔기 때문이다.
레슬링처럼 오해를 사기는 테니스도 마찬가지. 특히 올 들어 테니스 요정으로 급부상한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의 경우 서비스를 넣을 때 유두 곡선이 선명히 드러나는 사진이 매스컴에 여러 차례 등장하면서 네티즌을 중심으로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경기에 임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가 테니스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샤라포바는 분명 브래지어를 착용했다”는 공식 답변이 돌아왔다. 이 역시 브래지어가 얇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는 것.
경기 중 도복이 자주 풀어헤쳐지는 유도는 여자선수의 경우 도복 안에 흰색 티셔츠, 혹은 흰색 티셔츠에 가까운 옷을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대한유도회측에 따르면 우리나라 선수들은 대부분 흰색 티셔츠 안에 별도의 브래지어를 착용하지만 외국 선수들은 착용을 안한 채 출전하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한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최고 인기종목으로 급부상한 비치발리볼은 주요 신체부위에 지나치게 달라붙는 유니폼(유니폼이자 속옷)이 보편화되면서 일부 매스컴들로부터 ‘해변가 파티장에 놀러온 것 같은 차림’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눈요기 거리’가 많았던 종목은 역시 앞서 언급한 수구. 수영복 안에 별도의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수구는 지난 시드니 올림픽 호주-러시아전에서는 22명의 양팀 엔트리 가운데 10명의 수영복이 찢겨져 나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호주 골키퍼였던 리즈 웨케스는 누드 모델 경력에 힘입어서인지 “가슴이 노출돼도 신경 안 쓴다”며 큰소리쳐 주위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 지난 21일 열린 이탈리아-카자흐스탄전에서도 이탈리아의 알렉산드라 선수가 카자흐스탄의 타타냐 선수의 수영복을 찢는 바람에 가슴이 노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타타냐 선수가 ‘가슴 챙길 시간에 골을 넣자’는 열의 속에 가슴을 드러낸 채 계속 경기에 임했음은 물론이다.
이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