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에서부터)이승호, 리오스, 정민태 | ||
시즌 최악의 장외 타이틀 홀더 경쟁(?)을 재미있게 꾸며 보았다.
투수 부문
경합
투수 부문 최악의 불명예라 할 수 있는 ‘최다패’ 경쟁, 이 부문에선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던 두 거목 문동환(32·한화)과 정민태(35·현대)가 경합을 벌이고 있어 이채롭다. 현재 문동환과 정민태는 나란히 14패를 기록, ‘다패왕’ 공동수상이 유력하지만 정민태가 앞으로도 한 경기 정도 더 등판할 예정이라 섣불리 결과를 점치기 어렵다.
더욱이 정민태는 ‘홈런 공장장’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어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재로선 같은 팀 소속의 피어리(35·현대)가 23개의 홈런을 허용해 ‘최다 피홈런’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민태도 20개의 홈런을 허용해 남은 경기에 따라서는 최악의 타이틀 2관왕에 등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력
‘최다 사구왕’은 리오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리오스는 현재 25개의 몸에 맞는 볼을 던져 정삼흠 코치(LG)가 1995년에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사구 허용 기록(22개)을 이미 갈아 치웠다.
최다 볼넷을 허용한 선수는 이승호(24·SK)로 시즌 현재 85개. 이승호는 탈삼진 부문에서도 박명환(27·두산)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어 ‘삼진’ 아니면 ‘볼넷’의 투구를 한 셈.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헬멧에 볼을 맞추거나 빈볼을 던져 올 시즌 최다 퇴장(4회)을 당한 서승화(25·LG)의 경우 사구를 고작(?) 7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최다 피안타’ 부문에선 다승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리오스(2백9개)와 레스(1백83개)가 1, 3위를 달리고 있어 흥미롭다. 하지만 두 선수의 경우 올 시즌 현재 각각 222와 2/3, 193과 1/3이닝을 소화하며 최고의 강견(强肩)임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두 선수가 가장 많은 안타를 허용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 (왼쪽부터) 서승화,이범호,김한수 | ||
‘최악의 방어율’ 타이틀은 기아의 강철민이 확정적이다. 강철민은 방어율 5.56으로 규정 이닝을 채운 20명의 투수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5.16을 기록중인 송창식(한화)과는 무려 0.40이나 차이 나기 때문에 타이틀 홀더로 결정된 상태다.
‘최저 승률’도 확정되었다. 얼핏 보면 승률 0.222(4승14패)를 기록한 문동환이 차지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수상자는 바로 승률 0.000을 기록한 정민철(32·한화). 1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 중 유일하게 승리 없이 6패만을 기록,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타자 부문
경합
타자부문도 ‘최악의 타이틀’ 경쟁이 뜨겁긴 매한가지다. 이 중에서 가장 수상자를 가리기 힘든 부문이 바로 ‘삼진왕’ 타이틀. 투수 부문에선 ‘닥터 K’ 타이틀이 최고 매력 있는 부분이라면 타자 부문에선 정반대. 이 부문에선 거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홈런왕=삼진왕’이란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선수들은 홈런왕 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경완(32·SK)과 ‘송크라테스’ 송지만(31·현대) ‘헤라클레스’ 심정수(29·현대)의 삼파전 양상이다. 현재 세 선수 모두 1백23개의 삼진을 당해 2위 그룹과 10개 이상의 간격을 벌리며 1위 자리를 다투고 있어 그 결과를 점치기 힘들다.
유력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 감독들이 가장 싫어하는 ‘최다 병살타’ 타이틀은 김한수(32·삼성)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김한수는 올 시즌 23개의 병살타를 날려 이순철 감독(LG)이 1995년 기록한 한 시즌 최다 병살타 기록(20개)를 갈아 치웠다. 김한수의 뒤를 이어 롯데의 두 거포 페레즈와 이대호가 20개의 병살타를 기록해 양상문 감독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확정
수비수 최악의 타이틀은 바로 ‘최다 실책’ 타이틀일 것이다. ‘최다 실책’ 부문은 이범호(23·한화)의 무혈입성(?). 이범호는 무려 28개의 실책을 범해 17개를 기록한 정성훈(24·현대)과의 격차를 좁히기 힘든 상태. 더욱이 유지훤 전 두산 코치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실책(31개)과는 불과 3개 차이라 시즌 막판 구멍 난 글러브를 잘 꿰어야 할 형편이다. 이 부문에선 이범호와 정성훈을 비롯해서 김상현(16개)과 김동주(15개) 등 각 팀의 3루수들이 상위 순위에 이름을 올려 ‘핫코너’ 3루가 가장 수비하기 힘든 포지션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반면 김기태는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유일하게 무실책을 기록, 위 선수들과는 대조적 양상을 보였다.
최혁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