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상현(왼쪽), 김성철. | ||
사회:2002년 4월 입대한 걸로 알고 있다.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함께 군생활을 했지만 각자 느끼는 감정은 다를 것 같은데….
조상현(조):아무래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 처음에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규칙적인 생활이 몸 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나중에는 정신 수양하는데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임재현(임):상현이 형은 적응도 잘 하더라. 난 처음에 서먹서먹하고 어색해서 혼났다. 더군다나 챔프전에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놓치고 열흘 만에 입대하다 보니 마음이 착잡해서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약점도 보강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이후에 가졌지만.
은희석(은):한마디로 정리하면 ‘희로애락’ 아니겠는가.
사회: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입대 시기가 늦었다면 군 면제도 받을 수 있었는데 아쉽지는 않았나.
이규섭(이):사실 입대하자마자 얼마 안 있어 면제 기회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부족한 면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사회:김성철 선수만 공익으로 갔다 왔는데 다른 선수들보다 편한 군생활을 했다고 한다면 인정하겠는가.
김성철(김):공익은 나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상무로 갔다면 다른 선수들과 훈련도 하고 시합에도 나갈 수 있어서 분명 좋은 점도 있었겠지만 체육관에서 혼자 훈련하며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은:성철이 형은 안양시청에서 프로구단 관리 업무를 맡았는데 우리가 훈련하는 안양체육관에 파견근무를 나왔다. 그 때 형은 후배들 뒷바라지는 물론 걸레질도 마다 앉고 열심히 하더라. 야간 개인훈련을 위해 경기도 오산 집을 떠나 체육관 근처로 자취까지 하면서 군생활(?)을 한 공익은 형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사회:말 나온 김에 여기서 군대체질은 누구라고 지목할 수 있는가.
▲ (왼쪽부터)은희석, 이규섭, 임재현 | ||
조:한 마디로 범생이다. 많은 후배를 봐 왔지만 저렇게 성실한 녀석은 처음이다.
임:FM(아주 반듯하고 올바르다는 뜻의 표현)이라는 말은 희석이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은:부대장님을 비롯해 간부들이 예쁘게 봐 준 건 사실인데, 하하. 성실하게 보인 것 같아 기분은 좋지만 항상 범생이가 좋은 것 같지는 않더라.
사회:그렇다면 요령을 제일 많이 피운 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은:그건 내가 잘 안다. 규섭이를 ‘나일롱’이라고 부르고 싶다(모두 동의하는 분위기). 규섭이는 훈련소에서부터 아파 훈련에서 빠지더니 입대하고서는 각종 대회에 출전한다고 석 달씩 2번이나 또 빠졌다.
임:규섭이는 군대를 한 번 더 갔다 와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은근히 ‘뺀질이’ 스타일이었다(웃음).
이:조금 억울한 면이 있지만 대세가 그렇다면 인정하겠다.^^ 이상하게 훈련받을 때 조금 편하게 받는 운이 좀 있었던 것 같긴 하다.
사회:2년 동안 코트 밖에서 지켜만 보다가 이제 다시 돌아왔다. 감독이나 선수들 자리이동도 많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도 가세했는데 어떤 플레이를 기대하면 되겠는가.
조:새로운 동료와 손발을 맞추기 위해 훈련을 참 많이 했다. 제대 후 나태해지는 걸 느끼는데 상무 정신을 프로에 맞게 되살리고 싶다.
임:그 동안 팀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상위권 도약에 일조하고 싶다. 올해가 나 자신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스피드 농구를 원하는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
이: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된 걸 느낀다. 그들과 함께 부딪히고 농구를 한번 즐겨보고 싶다. 재미있는 시즌이 될 걸로 기대한다.
은:개인 플레이와 타이틀에는 욕심이 없다. 다시 코트로 돌아온 느낌이 너무나 좋다. 한편으론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팬들에게 뭔가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김:시범경기 초반에만 해도 감각을 찾지 못해 많이 힘들었다. 올 시즌은 모든 팀이 강팀이라고 할 정도로 전력이 상향평준화된 것 같다.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
김남용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