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금융거래? A씨와 친분이 있는 프로축구 감독 B씨는 얼마 전 아침 일찍 집으로 찾아온 경찰 수사관들의 손에 이끌려 경찰서로 연행됐다. B씨가 3천만원을 두 번에 나눠 1천만원과 2천만원씩 A씨의 아내 통장으로 입금한 사실이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대학과 프로 구단 간에 오간 ‘검은 돈’일 것으로 추정했지만 조사결과 B씨가 모 구단 코치로 있을 때 빌린 돈을 갚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통장거래내역서에도 당시 A씨의 아내 통장에서 B씨 통장으로 3천만원이 이체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A씨는 지인에게 “친하게 지내는 B씨가 돈이 급하다고 해서 장모에게 돈을 빌려 재차 빌려준 돈”이라고 해명했다.
또 모 고등학교의 축구부 감독인 C씨는 A씨와 2천만원을 거래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역시 A씨의 아내 통장에서 C씨에게 2천만원이 송금된 것. 하지만 C씨는 “개인적으로 작은 가게를 하나 내려고 돈이 필요했다. 어떠한 부정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국가대표급 선수를 A씨의 대학에 진학시킨 C씨가 왜 하필 A씨와 돈거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실적주의 희생물? A씨는 주변에 “난 아무 죄가 없다. 왜 나에 대해 이런 소문이 도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A씨를 잘 아는 지인은 “아무래도 명문대 감독이란 사실로 인해 오히려 경찰수사의 초점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대학과 쌍벽을 이루는 D대학의 전 감독에 대해 경찰이 기자들을 상대로 학교명을 공개하면서 이런 추측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진다. 최종 수사결과 전까지는 수사기밀을 지키는 경찰이 어떤 자신감을 바탕으로 학교명을 공개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태. 즉 D대학 수사에 확신을 가진 경찰이 또 다른 명문대 감독인 A씨까지 사법처리한다면 대단한 성과물이 아닐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경찰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끼워맞추기식 수사라는 얘기인데 혐의가 있으면 사법처리를 하는 것이지 일부러 명문대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A씨에 대해서도 혐의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부인했다.
감독이 아닌 에이전트? 하지만 A씨에 대해 항간에서는 “감독이 아니라 에이전트 역할에 더 충실했다”는 부정적인 소문이 확산돼 있는 상태다. 유독 우수한 선수들을 많이 보유한 이 대학 축구부가 특정구단에 선수를 집중적으로 보낸 것도 A씨와 구단 관계자 간에 은밀한 거래가 있어서 가능했다는 해석이 많다. 또 A씨와 모 에이전트가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한 선수의 진로를 둘러싸고 언쟁을 벌였다는 그럴듯한 소문까지도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에이전트는 “말도 안되는 음해”라는 반응이지만 그동안 선수의 진로에 깊숙이 관여해 온 A씨에 대한 의심의 눈길은 쉽게 사그라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중인데 경찰수사에 대한 소문 때문에 자진해서(?) 팀을 떠나 있었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A씨가 당당하게 행동하는 게 오히려 모든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아닐까.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