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는 말이야. 대단한 친구지. 군대로 치면 한 사단장(투스타)쯤 할 거야. 건달로 나름대로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어. 음… C는 한 연대장(대령)이나 대대장(중령)쯤으로 보면 딱 좋아. 그릇이 좀 작지만 나름대로 덕이 있고 따르는 후배들이 많지. 누구? D? 제일 많이 알려졌지만 솔직히 나는 어디서 군생활한지 모르겠어.”
비단 이들 4명뿐만이 아니다. 이상하게도 골프계에는 주먹 출신의 ‘대디’들이 많다. 탄력받은 김에 일화 하나 더 소개해 본다.
몇 년 전 서울 주먹계에서도 유명한 E씨와 한때 지방 주먹으로 전국구 레벨까지 올랐던 F씨의 딸이 국내 프로대회에서 우승 다툼을 벌였다. 주먹세계가 다 그렇지만 E씨는 원체 패밀리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집단으로 갤러리를 나와 상대선수 기죽이기 등 좋지 않은 매너를 보여 원성을 사왔다. 이 대회 1, 2라운드도 그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F씨의 딸과 E씨의 딸이 챔피언조로 우승을 다투게 됐다. 2라운드가 끝난 저녁 E씨측은 많은 고민을 했다. 맞대응 차원에서 ‘애들을 불러야’하나. 잘못하다가는 필드에서 사상 초유의 폭력사태가 벌어질까 우려돼 경호 차원에서 몇 명만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몇 차례 일촉즉발의 위태위태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큰 불상사는 없었다.
왜 잘나가는 골프선수의 대디 중 건달 출신이 많을까. ‘골프장이 모자라 부킹이 어려운 한국에서 가장 부킹을 잘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법조계 정치권 재계 다 떠나서 그 동네 주먹들’이라는 우문우답에 그 비밀이 숨어있다. 국내 건달들은 80년대 후반 호경기 때 대거 골프에 입문했다. 시간 많고, 몸 좋고, 부킹 안 해주면 갖가지 방법으로 골프장을 괴롭히는 탓에 원하는 시간에 필드에 나갈 수도 있다. 건달들에게 골프는 최고의 체력관리 종목인 셈이다. 자신들이 골프를 즐기다 보니 자연히 딸들이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결국 딸을 골프선수로 키우게 된 것이다. 딸이 이름을 날릴 정도가 되면 대디는 이미 ‘현역’을 떠나 사업가가 돼 있는 경우가 많다.
주먹 출신 골프대디에 대해 오해는 없기 바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들은 소수이기 때문이다.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 einer@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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