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미LPGA 시즌 두 번 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우승, 대망의 그랜드슬램(한 시즌 4개 메이저대회 석권)에 50%까지 수위를 높인 소렌스탐은 이날 저녁 우즈에게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Nine-Nine.’
언뜻 보면 무슨 암호 같다. 이렇게 간단한 숫자 2개로 의사를 전달할 만큼 둘이 친하다는 반증이다. 그 뜻은 ‘이제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횟수가 같아졌다’는 내용이었다.
둘이 원래 친했던 것은 아니었다. 같은 매니지먼트사(IMG) 소속이고, 동시대 최고의 남녀선수로 빅혼의 결투(2001년) 등 각종 성대결 이벤트에서 조우했지만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의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둘은 지난해 말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바로 지난해 10월 우즈가 소렌스탐과 모국이 같은 모델 엘린 노르데그린과 결혼한 것이 계기가 된 것. 이후로 둘은 잦은 만남을 가졌고, 지난 4월 미LPGA 마스터스 대회를 앞두고는 합동훈련을 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최고의 골퍼 논쟁’. 원래 미LPGA는 PGA에 비해 5분의1 수준이고, 2003년 소렌스탐의 성대결에서도 밝혀졌듯이 골프에서 남녀의 기량차가 워낙 현격한 탓에 논의 대상이 안됐다. 무조건 남자 최고인 우즈가 낫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즈가 지난해 고작 1승에 그치고, 세계랭킹 1위도 비제이 싱에게 뺏기는 등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반면 소렌스탐은 지난해 가을부터 10개 대회에서 무려 8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올시즌은 8번 출전에 6승). 미LPGA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낸시 로페스가 지난 3월 “소렌스탐이 남녀 통틀어 최고의 골퍼다. 우즈가 결코 PGA에서 소렌스탐의 업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둘의 비교가 화제가 됐다.
사적으로 친분이 두텁고, 외부적으로는 남녀 라이벌 구도를 이룬 우즈와 소렌스탐. 소렌스탐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우즈는 마스터스 우승으로 화답했고, 소렌스탐의 맥도널드챔피언십 우승에는 US오픈으로 응수할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2005년 남녀 그랜드슬램이 동시에 달성되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대단한 황제와 여제임에는 틀림없다.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 einer@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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