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 포스텍 미세유체응용화학연구단 교수
[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기자=인체에 닿으면 발암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높은 유독성 화학물질 노출을 완전히 차단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인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은 미래창조과학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포스텍(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김동표 교수 연구팀이 모든 액체에 젖지 않는 양쪽 초소수성 특수 분리기를 장착한 밀봉화학 반응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를 통해 유독물질의 생산부터 분해·배출 등 일련의 전 과정에서 유출가능성을 완전 차단한 안전화학 공정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대학연구실, 화학공장 및 산업현장에서 고위험 유독성 화학약품 관련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유독성 물질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김 교수 연구팀은 어떤 액체에도 젖지 않는 양쪽 초소수성 나노와이어 특수 분리기를 개발, 고위험 화학물질을 생산하고 분리·정제해 응용한 다음 잔유물질의 분해 배출까지의 일련의 전 과정을 미세한 파이프 라인을 따라 수행하는 밀봉화학반응 시스템을 개발했다.
휘발성이 높은 유독혼합물을 분리·정제 시 외부노출이 완전 차단된 일괄공정 방식이 이상적이지만 기존의 분리방식은 노출 위험성이 컸다. 가령 발암성 클로로메틸메틸에테르(CMME)는 휘발성이 크기 때문에 취급 시 외부 누출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불안정한 기존의 이러한 증류 분리방식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실리콘 나노와이어의 초소수성을 이용한 특수 분리기를 개발, 유독성 기체물질을 효과적으로 분리했다.
그 결과 원료주입에 의한 유독성 물질의 생산부터 분리, 응용 및 분해에 이르는 전 과정을 밀봉된 파이프 라인에서 수행해 외부노출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고 공정과정 내 효율성도 높아져 공정시간을 단축했다.
2차 전지용 멤브레인의 성능은 음이온 교환 수지의 클로로메틸화 정도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기존 공정에 비해 밀봉화학반응 시스템에서는 공정시간은 1/4 수준으로 단축하고 클로로메틸화 수율은 약 12% 향상시켰다. 각종 의약품 및 천연물 합성 시에도 안전하고 높은 효율을 보였다.
김동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업적으로는 유용하지만 생산 및 취급 시 안전사고가 빈번한 맹독성 중간 화학원료를 안전하면서도 높은 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신화학공장 모델 확립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산업체에서 연소혼합물 내 휘발성 물질을 분리 응용하는데 있어서도 지속가능형 그린 화학공정 및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2월26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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