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리(왼쪽)와 최경주. | ||
대회 경비로 상금을 포함, 1백만유로 이상이 들지만 지구촌 여자 스포츠스타 중 소득랭킹 1위(2004년 기준. 약 7백48만달러. 남자포함 12위)에 빛나는 ‘부자’ 소렌스탐인 까닭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여기에 직접 출전, 우승상금을 ‘절약’했으니 한 마디로 소렌스탐을 위한, 소렌스탐의 대회인 셈이다.
이런 스토리가 있다 보니 흥행도 대성공을 거뒀다. 이에 탄력 받은 LET측이 내년 대회는 아예 장소를 소렌스탐이 골프를 시작한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의 브로-발스타 골프장으로 옮겨 치르기로 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어떨까. 예상대로 이미 시행하고 있다. 매년 12월, 미PGA 정규투어는 아니지만 우즈는 동료선수들을 위해 엄청난 상금이 걸린 잔치상을 마련한다. 바로 타겟월드챌린지(총상금 5백50만달러). 우즈가 설립한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하는 대회로 역시 우즈가 공식 호스트다.
지난해 우즈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우승상금 1백20만달러를 벌었다. 돈으로 치면 우즈는 지난해 총 8천9백37만달러(약 9백16억원, 소득 랭킹 1위)를 번 스포츠 재벌이다. 1년에 한 번 이 같은 호화파티를 여는 게 전혀 호사일 리 없다.
한국으로 돌아와 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명 선수가 호스트로 주최하는 대회는 없다. 98년 박세리의 미국 제패 후 ‘세리컵주니어골프대회’가 몇 차례 열렸지만 박세리에게 이름만 빌렸을 뿐 박세리는 호스트가 아니다.
그나마도 최근에는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여자골프 최강국이다. 남자도 최경주를 필두로 나상욱, 위창수가 미PGA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고 허석호, 양용은 등은 일본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톱랭커다.
골프시장을 봐도 한국은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대 시장 수준으로 성장했다. 골프스타들의 소득도 박세리, 박지은의 경우 상금과 각종 후원계약으로 매년 수십억원을 번다.
국내대회의 경우 여자는 최소 3억원, 남자는 4억원만 있으면 대회를 훌륭히 치를 수 있다. 1억~2억원만 더하면 국내 메이저급으로 대회를 열 수도 있다. ‘한국여자오픈 프리젠티드 바이 박세리’, ‘최경주배 KPGA챔피언십’ 같은 대회가 충분히 열릴 수 있는 것이다. 프로대회가 돈이 많이 든다면 ‘세리컵’과 같은 주니어대회도 얼마든지 열 수 있다.
“언젠가는 꼭 할 거여. 아직 세리 나이가 어려서 그래. 2007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때쯤 하나 만들어야지.”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씨의 말이다. 한류 골프스타들이 외국에서 더 많이 돈을 벌어 고향땅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를 어서 빨리 개최했으면 좋겠다.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 einer@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