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프레레 감독(왼쪽) 경질론이 축구계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오른쪽).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축구협회 내부에서는 본프레레 감독 경질론에 대한 축구계 전문가들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본프레레 감독 경질을 주장하는 상당수가 축구 야당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축구연구소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본프레레 감독을 직접 선발했던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축구계 선후배들에 대한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본프레레 감독은 독일월드컵 본선진출이란 1차 목표를 달성했다. 본프레레가 부족하면 보완시키고 지원해주면 되는데 왜 이렇게 흔들어 대냐”고 하소연했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 위원장은 본프레레 감독을 데려온 책임자로 이번 사태가 당혹스럽기만 하다. 이 기술위원장은 특히 대표팀 감독에 대한 경질론을 처음으로 주장한 모 신문의 설문조사 결과에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신문은 K리그 감독, 코치, 대학감독 등 지도자와 구단 직원, 축구전문가, 전현역 국가대표 선수 등 총 96명에게 ‘국내 지도자를 추천한다면 누가 좋겠느냐’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김호 감독이 19표, 차범근 조광래 감독이 각각 7표, 김호곤 감독이 6표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이 위원장은 “내가 만나본 축구지도자들의 의견과는 다르다”며 “응답자 선임이 잘못됐다”고 강한 어조로 따졌다. 특히 “김호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이미 지낸 인물로 어떤 의도가 있어서 대안감독으로 밀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그럴 바엔 차라리 내가 감독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감독을 지낸 바 있다.
▲ 김호 전 감독(왼쪽), 신문선 위원 | ||
이 위원장은 또 국민들에게 영향력이 큰 SBS와 KBS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신문선과 이용수 해설위원의 ‘쓴소리’가 축구협회를 향하고 있는 점에도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고등학교 동창 관계인 신 위원과 이 위원은 축구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이다.
이 위원장은 특히 신 위원에 대한 서운함을 쏟아냈다. 이 위원장은 “한국 축구발전을 위한다면 협회에 들어와서 제대로 된 충고를 해줘야 하는데 왜 기술위원회에 들어와 달라는 요청은 거부하면서 비판만 하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김덕기 축구연구소 사무총장은 “무슨 소리냐. 차기 감독은 해외파 감독이 돼야 한다는 게 연구소의 방침”이라면서 이 위원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김 사무총장은 “본프레레 감독의 교체 문제는 지엽적인 것이다. 정말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이 위원장부터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인사를 통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사무총장은 기술위원회가 한국축구발전이란 대의를 위해 전원사퇴하고 정말 일하는 기술위원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