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땅콩’ 김미현(왼쪽)이 인천 송도 신도시(오른쪽)에 골프장 건립을 추진중인 사실이 부친 김정길씨를 통해 확인됐다. | ||
‘슈퍼땅콩 골프아카데미’의 예산은 족히 1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부지 매입 비용만 70억∼90억원선이고, 추가로 건설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2백야드에 달하는 드라이빙레인지는 물론이고, 부대시설로 퍼팅 등 쇼트게임 연습장, 식당, 골프매장, 식당 등에 주니어 선수들을 위한 숙소까지 함께 짓는다. 99년 신인왕으로 7년째 미국서 활약하고 있는 김미현이 그동안 벌어들인 전 재산을 여기에 쏟아 붓는 ‘김미현 골프인생의 올인 프로젝트’인 것이다.
김정길씨는 “소속사(KTF)로부터 받은 후원금과 상금 등 각종 수입을 그동안 철저히 관리해왔다. 투어 경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돈을 골프아카데미를 위해 모아온 것이다. 워낙 사업계획이 커 미현이의 돈만으로는 수십억원이 모자랄지도 모른다. 뜻있는 친척으로부터 돈을 빌려서라도 이왕 짓는 김에 제대로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모 기업이 소유중인 이 부지는 인천시와의 협의를 거쳐 용도변경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미현의 고향이 인천인 까닭에 인천광역시도 단순한 수익사업으로 치부하지 않고 시 차원에서 지원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의 여론도 김미현이 ‘인천이 낳은 세계적인 골퍼’로 잘 알려져 있는 까닭에 호의적이다.
‘슈퍼땅콩 골프아카데미’ 계획이 성사될 경우 이는 미LPGA에서 활약중인 국내 골퍼로는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골프장 건설이 된다. ‘골프 신데렐라’ 안시현이 골프장 건설을 추진중이지만 이는 남의 자본으로 건설되는 골프장에다 이름을 빌려주는 형식이라 순수하게 골프선수의 재력으로 대형 골프센터를 짓는 것은 김미현이 최초가 된다.
김정길씨는 “딸의 골프에 모든 것을 바친 부모로서 골프아카데미를 만드는 것은 골프 인생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역작이다. 미현이가 선수생활을 마치고도 안정된 환경에서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해야되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골프계에서는 골프 발전을 위해서라도 특정 선수의 골프아카데미가 미국처럼 많이 생겨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동안 수입규모나 지명도에서 앞선 ‘한국의 골프여왕’ 박세리(28·CJ)가 먼저 골프아카데미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미현이 치고나간 셈이다. 박세리측은 일찌감치 ‘세리 인터내셔널’, ‘세마’ 등의 관련 회사를 만들며 법인화에 착수했는데 모든 것을 2007년 말 명예의 전당 헌액에 초점을 두고 있는 탓에 ‘세리 골프아카데미(가칭)’는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씨는 “누가 먼저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세리의 고향인 유성 근처에 연습장 수준을 넘어 퍼블릭 코스를 갖춘 아카데미를 만들 계획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수입면에서 박세리는 김미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김미현이 KTF로부터 연간 10억원의 지원을 받지만 박세리는 CJ로부터 연간 30억원의 뭉칫돈을 가져간다. 각종 상금과 출전수당, 서브스폰서 계약금을 포함하면 김미현보다 못해도 5배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슈퍼땅콩 골프아카데미’ 추진에 자극받은 박세리가 더 크고 화려한 규모의 아카데미 설립에 착수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 셈이다. 물론 둘 뿐만 아니라 박지은 등 여자후배들과 미PGA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있는 ‘탱크’ 최경주도 마찬가지다.
유병철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 einer@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