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장수, 차범근, 허정무 | ||
[FC 서울] 이장수 선수 심리장악 실패
이장수 감독은 지난 시즌 중국 C리그에서 전남 드래곤즈로 입성했다. 주위에서는 C리그와 K리그의 차이가 존재하니 1년 정도 시간을 가지며 객관적으로 K리그에 대한 연구를 하라는 충고도 있었지만 이 감독은 전남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며 만족스런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FC서울에서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호된 1년을 보냈다. 이 감독은 농담도 잘 던지고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내는데 이 부분이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켰다는 얘기가 있다.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팀플레이가 제 색깔을 찾지 못했다는 것. 또한 박주영에게 쏠리는 언론의 과도한 관심으로 인해 다른 한켠에서 상처받고 있는 선수들을 보살펴주는 데 실패했다는 신랄한 지적도 있다.
FC서울은 다른 팀에 비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 10월23일 수원과의 라이벌 원정 경기에서 팀 창단 뒤(안양 LG시절 포함) 처음으로 수원에 3점차 승리를 거둔 장면과 시즌 내내 처졌던 이유를 비교한다면 서울의 해결책은 단순명료하다.
FC서울의 내부사정을 잘 아는 A씨는 “선수를 편애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감독이 심리적으로 선수들을 장악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하드웨어가 있다고 해도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그의 첨언이다.
[수원 삼성] 차범근 귀 닫은 ‘황소 감독’
차범근 감독은 지난 10월23일 FC서울에 패하고 2시간 뒤 4백여 명의 서포터스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서포터스들은 수원 공격의 단조로움을 꼬집었다. 1선에서 최전방 공격으로 한 번에 넘어가는 일명 ‘뻥축구’에 대한 질타였다. 이들은 김두현 고창현 이종민 등의 미드필더를 성남 부산 울산으로 이적시킨 것이 패착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차 감독은 김남일 김진우 송종국 등 미드필드진이 줄부상을 당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아무리 감독과 트러블이 있다고 해도 최고의 테크니션인 김두현을 내준 것과 제2의 고종수로 불리는 고창현을 이적시킨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또 울산에서 펄펄 날고 있는 이종민의 기량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축구전문가 B씨는 “세계축구의 흐름을 잘 아는 차 감독이 주위의 얘기를 듣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부상선수가 많아서라는 차 감독의 대답이 핑계로만 느껴진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드래곤즈] 허정무 카리스마 역효과
전남 드래곤즈의 미혼 선수들은 시즌 초부터 숙소생활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 그러나 자타가 공인하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소유자인 허정무 감독에게 반론을 제기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좀 숨 쉴 공간을 주고 몰아붙여야 할 텐데 일방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하니 오히려 역효과가 아닐까 주변에서 우려했는데 팀 성적도 하위권을 맴돌았다.
K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는 “기혼자들에게만 숙소 외 생활을 허용하는 것은 프로선수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며 “자율성을 줘야 창의성도 생기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래서인지 전남은 통합순위 11위로 서울 수원과 비교해도 최하위권을 달리고 있다. 감독 간 자존심 싸움에서도 꼴찌로 밀려났다.
이 관계자는 “수원에서 벌써 검증이 끝난 고종수를 다시 불러들인 점은 인정상의 문제라고 해도 이해되지 않는 선발이었다”며 “허 감독이 카리스마의 장점에 융통성을 섞는다면 팀 분위기가 좀 더 부드러워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