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분명 아드보카트 감독은 “백지훈이 돋보였다. 개인적으로 핀란드전 최우수 선수는 백지훈이라고 생각한다”고까지 말했다.
이날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백지훈은 깊은 인상을 줄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출전선수들의 명단을 살펴보면 아드보카트 감독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
백지훈은 박주영 김진규와 같은 1985년생으로 대표팀의 공인된 막내다. 이날 김진규가 출전하지 않아 그라운드의 막내는 백지훈과 박주영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미 박주영이 스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반면 백지훈은 아직 박주영에 비하면 인기와 실력에서 떨어진다는 점도 익히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밀어주기 칭찬’이다. 박주영 대신 백지훈을 거론하며 아드보카트만의 ‘선수 기 살리기’ 전략을 선보였던 것이다.
어린 선수들은 언론보도에 대해서 민감하고 지도자의 말 한마디에도 신경을 집중한다는 점을 잘 아는 감독이 바로 아드보카트다.
스스로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아닌 아드보카트 감독이 백지훈에게 동료의식을 느꼈을 수도 있다. 백지훈이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을 전해 듣고 어떤 결심을 했을지는 아마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