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위 | ||
마침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이 불참했고 폴라 크리머, 모건 프리셀(이상 미국),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넘버2 그룹이 한국 돌풍에 희생돼 ‘소렌스탐을 빼면 여자골프는 양과 질 모두 한국이 최고’라는 명제를 입증한 것이다.
‘화제의 한국 여자 골프’는 겉으로 드러난 것 외에 보이지 않는 면도 있다. LPGA 선수들 사이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옷이 최대 관심사다.
원래 한국 선수들은 옷을 잘 입기로 유명하지만 올 초 유난히 코리안 패션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지영 이선화 배경은 등 새로 가세한 루키들과 이미나 등 소속사를 바꾼 선수들 그리고 각기 의류 스폰서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상품을 입고 나오는 등 한국 선수 모두가 패션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미국에서도 ‘필드의 패션 모델’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강수연은 화려하면서도 실용적인 골프웨어로 찬사를 받았고 심지어 미LPGA 코리안 낭자 부대의 최고참으로 패션과는 거리가 멀었던 정일미도 깜찍한 패션으로 옷 잘입기에 동참했다. 정일미는 올시즌부터 디즈니콜렉션코리아의 의류 후원을 받기로 했는데 ‘스마일퀸’이라는 별명을 돋보이게 하는 원색의 귀여운 콘셉트로 화제를 모았다.
15㎏을 감량한 김초롱(크리스티나 김)도 특유의 패션 감각을 과시하는 등 모든 한국 선수들이 옷맵시를 뽐내자 드라이빙레인지와 퍼팅연습장, 클럽하우스는 물론이고 심지어 대회 도중에도 외국 선수들은 한국 낭자들에게 “옷이 너무 이쁘다. 어디서 샀냐?” “이렇게 예쁜 옷을 후원받아서 좋겠다. 우리는 다 사입어야 하는데…” “우리도 후원받을 방법은 없을까?” 등 옷에 관한 질문을 쉴새 없이 퍼붓는다.
미LPGA는 한국 선수들로 인해 판도뿐 아니라 패션도 크게 변했다. 98년 박세리의 미LPGA 정복 후 한국의 신세대가 대거 입성하면서 칠부바지, 그 당시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알록달록한 원색 티셔츠 등이 유행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일부 보수적인 선수들이 “너무 튄다”며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지만 대세는 한국 패션으로 흘렀다. 이제는 미국 등 외국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의 패션 감각을 흉내내고 싶어 안달이다.
물론 외국선수도 아니카 소렌스탐, 모건 프리셀, 폴라 크리머 등 인기 스타는 의류 업체의 후원을 받는다. 하지만 원체 한국 옷의 디자인과 품질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탓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소렌스탐은 ‘아니카 콜렉션’이라는 브랜드까지 만들었지만 별로 인기가 없다.
그나마 슈퍼 모델급 몸매로 남들은 좀처럼 따라할 수 없는 원피스, 미니스커트 등을 입고 나와 골프웨어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위성미(나이키)가 화젯거리다. 위성미도 한국계인 까닭에 미LPGA의 패션은 한국이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 einer@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