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학부모들로부터 자문과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심히 민망하고 부끄럽기만 하다. 어떤 부모는 고3밖에 안 되는 아들을 내세우며 기자들에게 소개시켜 달라는 황당한 부탁을 해온 적이 있다. 아마도 신문에 아들 이름이라도 한 줄 나오면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내가 그들에게 ‘감히’ 조언을 할 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무조건 눈높이를 낮춰라. 내 아들이 이영표처럼, 박지성처럼 되는 게 아니라 일단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 또는 좋은 프로팀을 가는 데에다만 목표를 두길 바란다. 부모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너무 목표를 높게 잡으면 선수는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 속에서 축구에 회의를 갖게 된다.
정리=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