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아니라 성당을 짓고 있는 인부라고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 단 한 명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지난 50년 동안 묵묵히 성당을 짓고 있는 이 노인의 이름은 후스토 갈레고 마르티네즈(88). 건설 현장을 거처 삼아 먹고 자면서 생활하고 있는 노인은 매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하루 종일 성당을 짓는 일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따로 있다. 건축이라곤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도면이나 설계도 없이 무작정 짓고 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혼자서 머릿속에 구상한 대로 성당을 짓고 있는 것. 그럼에도 결과물은 놀랍기 그지없다. 규모도 어마어마한 데다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기까지 하다. 돔, 종탑, 높이, 회랑, 안뜰 등 웬만한 구조도 모두 갖추었다.
노인이 이렇게 자신만의 성당을 짓기 시작한 이유는 수도원에서 추방됐기 때문이었다. 질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어린 나이에 수도원에서 쫓겨났던 노인은 그럼에도 자신의 여생을 하느님에게 바치고 싶다는 뜻은 계속해서 가지고 있었다.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성당을 짓기로 작정했던 노인은 성당 부지만 남겨둔 채 보유하고 있는 땅을 모조리 팔아버렸다. 하지만 이렇다 할 건설 자재가 없었기 때문에 시작은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었다. 빈 휘발유통을 대들보로 사용하거나 철사, 철판, 낡은 상자 등을 닥치는 대로 이용했다.
현재 미완성인 이 성당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입장료는 없지만 기부금은 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 많은 방문객들이 기꺼이 기부금을 통해 노인을 돕고 있다. 출처 <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i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