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래스고에서 훈련하다 부상당한 박지성과 김남일(왼쪽 작은 사진). 연합뉴스 | ||
그러나 막상 국내 훈련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출국 직전까지는 대표팀에 호의적인 기사 일색이었다. 그러나 글래스고에 가서부터 오히려 협회가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만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이 때문인지 협회 관계자들은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욱 말을 아끼고 있다.
시작은 ‘왜 하필 글래스고에 캠프를 차렸느냐’는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발단은 날씨였다. 스코틀랜드의 날씨와 본선 첫 경기를 치르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날씨가 크게 차이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훈련 장소 선택에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들이 점차 늘어났다. 특히 김남일, 박지성 등 주전 선수들이 약간은 쌀쌀한 글래스고 날씨에서 연습 중 부상을 당하자 논란은 커졌다. 급기야 축구 전문 대기자인 축구연구소 김덕기 사무총장까지 “대표팀의 해외전훈지 선택이 부적절했다”며 불을 지폈다.
이처럼 대표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대표팀 관계자들은 공공연히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글래스고로 훈련지가 확정될 당시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가 갑자기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훈련지 선정 논란이 벌어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원래 선수들은 잔디나 시설, 환경 등이 맘에 들지 않으면 바로 불만을 표출한다. 하지만 선수들의 불만이 전혀 없음에도 마치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외부에 비춰지는 것은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대표팀과 취재진들이 해외에서 벌이는 신경전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30일 한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 PD들이 대표팀 숙소에 잠입하려다가 아드보카트 감독 및 대표팀 관계자들과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그동안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 한없이 ‘관대한’ 입장을 취했던 기자들이 스코틀랜드에서 조금씩 등을 돌리고 있는 듯하다. 적절한 비판과 그 비판을 수용할 줄 아는 포용심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