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들어가서 그때처럼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워낙 성실하고 착한 애라 훈련을 빼먹거나 도망치는 일 등은 저지르지 않았지만 지난해의 동계훈련은 근면 성실로는 설명이 모자란 그 이상의 열정을 보였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일본에서의 경험이 훈련의 중요성과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게 했고 그 부분에 대한 보완만이 올시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타자들은 대부분 손바닥에 굳은 살이 박혀있다. 그러나 손바닥이 까지도록 타격 연습을 하는 선수는 흔치 않다. 승엽이는 아픈 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훈련에 열중했고 나중에서야 손바닥이 벗겨져 피가 난다는 걸 느낀 사람이다.
때론 아버지도 아들이 존경스러울 때가 있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피눈물 나도록 훈련하는 모습에선 내 자식이 왜 ‘국민타자’란 소리를 듣는지 납득하게 된다. 승엽이가 요즘 너무 많이 고생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